금 한돈 시세 하루새 6000원 내려가도…한국거래소와 금거래소 가격차 확대
11월 21일 국내 금 시세가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산업용 기준 가격을 제시하는 한국거래소와 일반 소비자 거래에 민감한 한국금거래소 간 시세 차이는 여전히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와 실물 구매 수요가 엇갈리면서 향후 금값 흐름이 소비자 체감 물가와 자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1일 기준 순도 99.99% 금 1kg 시세는 19만 2500원으로 집계됐다. 전일보다 1300원 내리며 0.67% 하락한 것이다. 같은 날 미니금 100g 시세도 19만 5490원으로 1790원 떨어져 0.91% 하락률을 기록했다. 국제 금 가격과 환율, 산업용 수요 등을 반영한 공단위 기준 가격이 소폭 조정을 받는 흐름이다.

반면 한국금거래소에서 공시한 순금 한돈 3.75g 기준 소비자 판매가는 83만 8000원으로 나타났다. 전일보다 6000원 하락했지만 여전히 80만 원대 고점을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가 실제 매장에서 금을 살 때 적용되는 부가가치세가 포함된 금액이다. 같은 날 판매 기준가 역시 72만 4000원으로 전일 대비 3000원 떨어졌다.
양 시장의 시세를 비교하면 산업용 기준의 한국거래소 가격과 소비자 판매 기준의 한국금거래소 가격이 서로 다른 구조를 가진다는 점이 다시 확인된다. 단위 차이와 더불어 부가가치세, 가공비, 유통 수수료, 소매점 마진 등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면서, 일반 투자자가 체감하는 금 한돈 시세는 한국금거래소 가격에 더 근접한 흐름을 보인다. 귀금속 유통업계에서는 단기 수요 변화와 심리를 반영해 한돈 기준 시세를 조정하는 만큼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귀금속 시장 약세는 금에 그치지 않았다. 한국금거래소 기준 백금 한돈 시세는 30만 8000원으로 전일 대비 9000원 하락해 2.92% 떨어졌다. 은 시세 역시 1만 1350원으로 390원 내리며 3.44% 하락률을 기록했다. 귀금속 전반에 걸친 동반 약세가 나타난 셈이다.
시장에서는 단기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경우 실물 금을 소액으로 분할 매수하려는 수요와, 가격 반등을 기다리며 관망하는 수요가 맞서면서 거래가 엇갈릴 수 있다고 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제 금값과 환율 흐름, 국내 경기 불확실성이 맞물린 상황이라며 실물 매수는 부가세와 수수료를 감안한 장기 분산 접근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향후 국내 귀금속 시세는 글로벌 금리 방향과 안전자산 선호, 환율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투자자와 소비자는 산업용 기준 가격과 소비자 판매가 구조를 함께 비교해 자신에게 맞는 투자·구매 전략을 점검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