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C 14일 연속 외국인 매수…로봇 규제 완화 기대에 주가 16퍼센트 급등
로봇 산업 규제 완화 기대와 외국인 투자자의 이례적인 매수세가 맞물리며 TPC 주가가 단기 급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12일 정오 무렵 장중 상승률이 16퍼센트를 넘어서는 등 거래가 과열되면서, 그간 박스권에 머물던 소형 로봇·스마트팩토리 관련주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정책 모멘텀과 수급이 결합한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 장중 시세에 따르면 12일 금요일 오후 12시 51분 현재 코스닥 상장사 TPC는 전일 대비 385원, 16점70퍼센트 오른 2,690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 한때 2,900원까지 오르며 상한가 인근까지 치솟았다가 현재는 상승 폭 일부를 반납한 상태다. 거래량은 약 243만 주로, 전일 하루 거래량인 약 5만4,000주의 40배 이상에 달한다. 직전일 대비 4,400퍼센트 이상 폭증한 거래량은 그동안 누적돼 있던 매물을 상당 부분 소화하며 손바뀜을 촉진한 신호로 해석된다.
![[분석] 적자에도 외국인은 샀다… TPC, 14일 연속 순매수의 '진짜 속내' (제공:AI제작)](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2/1765512027760_246162026.jpg)
수급 측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외국인 투자자의 연속 순매수다. 일별 시세 데이터 기준 지난달 24일부터 전날인 11일까지 외국인은 14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 보유율은 1점3퍼센트대에서 2점6퍼센트대로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시가총액 422억 원 수준, 코스닥 1,380위권에 해당하는 소형주에서 이 정도 기간의 꾸준한 매집은 드문 사례로, 시장에서는 이 자금이 향후 성장성을 선제 반영하려는 이른바 스마트 머니일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주가 흐름도 수급 개선과 함께 바닥 탈출 시그널을 보이고 있다. TPC는 지난달 1,900원대에서 지지선을 형성한 뒤 계단식 완만한 상승을 이어오다가, 이날 들어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주요 이동평균선을 단숨에 돌파했다. 장중 2,900원 고점 형성 후 현재 2,600원 후반대에서 매수·매도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어 단기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욕구와 추가 상승 기대가 맞부딪치는 양상이다.
정책 기대감도 주가 급등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정부가 산업용 로봇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공장 자동화 및 로봇 솔루션을 제공하는 TPC가 수혜주로 부각됐다. TPC는 공기압을 동력으로 사용하는 공압기기 분야에서 국내 상위권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팩토리 융합 솔루션과 협동 로봇 유통 사업을 확대해왔다. 공압 기술이 반도체·2차전지 등 첨단 제조라인 자동화에 필수 요소로 활용된다는 점도 관련 섹터에 대한 기대를 자극하고 있다.
로봇 규제 완화와 더불어 스마트팩토리 고도화 수요 증가 전망도 투자심리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 기대와 함께 생산성 제고를 위한 자동화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TPC가 단순 부품 공급사를 넘어 4차 산업혁명 인프라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재조명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됐다. 여기에 3D 프린팅을 활용한 헬스케어·덴탈 시장 진출 시도까지 더해지며 중장기 성장 모멘텀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재무 지표만 놓고 보면 주가에 선반영된 기대감이 과도할 수 있다는 경계론도 존재한다. 공개된 자료 기준 TPC는 2024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자기자본이익률도 마이너스 구간에 머무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년 대비 적자 폭 축소 가능성은 거론되지만, 실적의 안정적 턴어라운드를 단정하기에는 이른 단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규모 면에서도 동종 업계의 현대로템, 두산밥캣 등 조 단위 매출과 견조한 이익을 기록하는 중대형주와 비교하면, TPC의 시가총액은 400억 원대에 불과해 실적보다는 테마와 수급이 주가를 주도하는 국면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개별 투자 주체별 매매 동향을 보면 개인 투자자의 적극적인 추격 매수가 눈에 띈다. 이날 매수 상위 증권사는 키움증권이 상단을 차지하고 있으며, 매도 상위 역시 동일 증권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는 외국인이 축적해놓은 물량 위에 개인 투자자 간 단기 매매가 겹치며 장중 손바뀜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외국인 지분율이 최근 빠르게 상승했지만 아직 2퍼센트대에 그치는 만큼, 향후 차익 실현이 본격화될 경우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단기 투자 전략 수립 시 이날 형성된 대량 거래와 가격대를 기준점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이어지고 거래량이 급감하지 않을 경우, 이날 시가 부근으로 추정되는 2,750원 안팎 가격대가 지지선으로 작용하면서 장중 고점인 2,900원 재돌파를 시도할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구간을 상향 이탈해 3,000원선을 안정적으로 안착할 경우, 추가 랠리 모멘텀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뒤따를 수 있다.
반대로 보수적인 시나리오에서는 펀더멘털 개선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테마와 수급에 의해 급등한 종목 특성상, 가격 조정이 동반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특히 2,400원대는 이날 급등이 시작된 구간이자 전일 고점 인근으로, 이 수준이 무너질 경우 단기 오버슈팅에 따른 되돌림 신호로 간주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된다. 다가오는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적자 기업에 대한 시장의 시각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TPC가 속한 소형주 군의 구조적 특성도 투자자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시가총액이 작고 유통 주식 수가 제한적인 종목은 적은 거래대금만으로도 주가가 급등락하는 경향이 강하다. 현재 TPC의 주가는 적자 기조 탓에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지표인 주가수익비율로는 적정 수준을 가늠하기 어려운 단계에 진입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정책 발표, 로봇·스마트팩토리 테마 뉴스, 외국인 수급 변화 등에 따라 단기적으로 방향성이 크게 바뀔 수 있는 만큼, 중장기 투자보다 철저한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향후 TPC 주가 흐름은 정부의 로봇·스마트팩토리 산업 정책 구체화 수준과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 속도, 그리고 회사의 실적 개선 여부 등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수급과 테마에 편승한 단기 급등 이후 조정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