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선거운동 혐의 구속”…손현보 목사, 영장심사서 '도망 염려' 판단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종교인 정치 개입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부산 세계로교회 담임목사 손현보 씨가 대통령 선거와 부산교육감 재선거를 앞두고 선거운동에 나선 혐의로 구속됐다. 부산지방법원 영장 담당 엄성환 부장판사는 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손 목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엄 판사는 구속 사유에 대해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손 목사는 올해 5월 대선을 전후로 세계로교회 기도회, 주일예배 등 종교 행사를 빙자해 신도들에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및 지방교육자치법 위반)를 받고 있다. 더불어 4월 2일 치러진 부산교육감 재선거 기간에는 정승윤 당시 후보와 교회에서 대담 영상을 촬영했고, 이 영상을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확산시킨 사실도 드러났다.

부산시선관위는 이전부터 손 목사의 발언과 교회 내 선거운동 의혹을 문제 삼아 경찰에 고발장을 전달했다. 경찰은 지난 5월 세계로교회와 손 목사 거주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구체적 증거를 확보한 뒤, 지난달 2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같은 사법 처리에 대한 손 목사 측과 일부 기독교 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세계로교회 관계자와 연합단체는 구속영장 청구가 이뤄진 전날 부산지방검찰청 앞에서 강력한 규탄 집회를 열었다.
손현보 목사는 개신교계 단체 '세이브코리아'를 이끌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이력도 있어, 이번 구속이 정치권과 종교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일부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종교 단체 공공성 훼손"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교계 일각에서는 "정치적 탄압"이라며 맞서고 있다.
지역 내 정치 권력과 일부 보수 교계가 직접적으로 맞부딪힌 이번 구속은 종교계의 선거 개입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으로까지 번질 전망이다. 경찰과 검찰은 추가 공범 및 위법 사례 파악에 나섰으며, 정치권은 중립성 확립과 선거법 엄정 적용 필요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