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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하늘 아래 35도”…대구 여름날, 일상의 여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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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하늘 아래 35도”…대구 여름날, 일상의 여행이 된다

임서진 기자
입력

요즘 대구의 여름이 예전과 다르게 느껴진다는 사람들이 많다. 과거엔 ‘찜통더위’라는 말이 먼저 떠올랐지만, 지금은 그 뜨거운 하루도 풍경과 추억으로 남는다. 도시의 맑은 하늘과 활력, 삐걱거리는 롤러코스터와 강변의 노을이 모두 대구 여행자의 하루를 완성한다.

 

35도가 넘는 열기에도 도심에는 또렷한 에너지가 돈다. 대구 달서구의 이월드는 낮 동안 즐거움과 밤의 로맨틱함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가족, 친구, 연인들이 이곳 야간 불빛 축제에서 잊지 못할 한때를 보낸다는 SNS 인증샷이 여름이면 쉽게 포착된다. 실제로 기자가 찾은 저녁 무렵, 국내 최초 회전 메가스윙이나 유일한 거꾸로 롤러코스터 앞에서는 긴장과 설렘이 뒤섞인 표정들이 이어졌다. “밤의 이월드는 놀이공원을 넘어 한 편의 영화마저 된다”고 표현한 방문객도 있었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이월드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이월드

여름 대구의 풍경은 다채롭다. 한때 쓰레기장이었던 대구수목원이 지금은 생태복원의 상징이 됐다. 21개의 주제원에는 꽃, 약초, 야생초 등 1,750여 종의 식물이 어우러진다. 그늘 많은 산책로는 데이트에도, 나 홀로 산책에도 무척 인기다. 최근 대구시 자료에 따르면 올 여름 수목원 누적 방문객은 작년 동기 대비 15% 이상 증가했다. 그만큼 자연을 가까이서 만나는 삶에 대한 갈망이 깊어진 셈이다.

 

강변 피크닉을 꿈꾼다면 낙동강 따라 자리한 사문진 주막촌이 있다. 과거 나루터의 흔적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이곳에서는 여유롭게 산책하거나 전통 주막에서 지역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 특히 해질녘 강물 위로 드리우는 금빛 노을은 여행자에게 필수 포토 스팟으로 꼽힌다. “여기선 더위도 잠시 잊고,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는 한 커플의 말처럼, 대구 여름의 저녁은 조용한 휴식의 시간이 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도시 여행 트렌드를 “일상으로 떠나는 미니멀 트립”이라 설명한다. 트렌드 칼럼니스트 이정현은 “멀리 가지 않아도, 동네 공원 한 바퀴나 야간 놀이공원 산책처럼 가까운 곳에서 리듬을 바꾸는 경험이 점점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구의 명소들은 이런 흐름에 딱 맞는 장소가 됐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여름 대구? 예전엔 무조건 피했는데, 요즘은 야경과 걷기만으로도 여행 기분”이라거나, “수목원 산책로 걷다 보면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사문진 노을이 이렇게 예쁜 줄 처음 알았다’는 반응이 잦다.

 

더위와 함께하는 일상적 풍경이지만, 그 안에는 달라진 여행의 의미가 담겨 있다. 반드시 먼 곳이 아니어도, 하루 저녁의 산책과 짧은 여정이 남긴 여운은 생각보다 깊다. 지금의 대구는 일상을 여행으로 바꾸는 도시가 돼가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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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이월드#사문진주막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