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도 79%의 한적함”…안산 탄도항·대부도, 서해 바람 머금은 자연이 쉼이 된다
요즘은 습한 날씨에도 바닷바람과 자연을 느끼려 안산 대부도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 예전엔 불쾌지수의 대명사였던 ‘습기’이지만, 지금은 서해의 여유와 일상의 쉼표로 여겨지는 순간들이 된다.
안산은 서해를 품은 도시다. 8일 안산의 최고기온은 30도, 습도는 79%에 이른다. 하지만 서해의 바람과 하늘을 배경으로, 대부도 곳곳은 오히려 산책과 체험의 명소가 돼간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탄도항이다. 갯벌 위를 걷는 색다른 재미, 특히 썰물 때 누에섬까지 이어지는 물길 위 산책은 사진 속에서 갓 튀어나온 풍경 같다. 풍력발전기와 드넓은 갯벌, 붉게 물드는 저녁 노을은 방문객들의 SNS에 자주 인증되는 ‘이국적 감성’의 장면이다.

이런 변화는 주변 테마파크에서도 포착된다.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는 갈대습지와 수로, 그리고 만발한 해바라기와 코스모스가 어우러지며 계절의 변화를 보여준다. 대형 풍차, 메타세쿼이아길은 마음의 속도를 자연스럽게 늦춰준다. 기자가 현장을 걸어보니, 바닷가 특유의 익숙한 소금기와 함께 뜨거운 습도마저도 오히려 “휴식”이라는 이름으로 바뀌는 듯했다.
문화적 경험을 원한다면 유리섬박물관이 있다. 투명하고 빛나는 유리 예술 앞에서 시선이 머물고, 직접 유리 공예를 체험하는 가족 단위 관람객들도 많다. 한 관람객은 “아이와 만져보고 만드는 과정에서 멀게만 느꼈던 ‘예술’이 내 일상 가까이 들어온 기분”이라고 표현한다.
실제로 커뮤니티 반응을 보면 “습해도 바닷바람 맞으며 걷는 맛이 있다”, “사진만 찍어도 힐링이 된다”는 글들이 줄을 잇는다. 갈수록 일상의 쉼표가 소중해지는 시대, 자연과 마을, 예술이 어우러진 이곳은 잦은 도시 생활의 틈에서 작지만 깊은 충전을 선사한다.
작고 사소한 산책, 의미 있는 체험이지만, 우리의 삶은 그런 순간마다 조금씩 그 방향을 바꾸고 있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