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걷는 서울의 밤”…도시와 예술의 경계가 흐려진다
요즘 서울 도심을 걷다 보면, 밤하늘 위로 빛과 영상을 품은 파사드가 우리의 발길을 붙든다. 예전엔 야경이 일상이었지만, 이제는 미디어아트가 스며든 공공장소의 변신이 도시의 새로운 일상이 됐다.
중구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일명 DDP의 곡면 외벽은 올가을 더욱 살아 움직이는 예술 그 자체로 거듭났다. ‘서울라이트 DDP 가을축제’에서 펼쳐지는 파노라마형 미디오파사드와 레이저 인스톨레이션은 그곳을 단순한 도심 명소가 아닌, 예술과 일상, 그리고 관람객의 참여가 교차하는 특별한 무대로 만들고 있다. 요즘 SNS에는 “이런 작품 한 번쯤 몸소 스며들며 체험해보고 싶다”는 인증샷과 감상평이 쏟아진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미디어 아트와 야외 빛 축제의 관람객 수는 최근 꾸준히 늘고 있는데, 특히 20~40대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예술과 첨단 기술이 만나는 ‘서울라이트 DDP’는 올해 도입된 미래로 다리 아래 레이저 퍼포먼스로도 더욱 화제를 모은다. 도시 한복판 대형 구조물과 빛 선들이 교차하며,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몰입감을 선사했다.
아트 인스톨레이션 분야 전문가들은 “미디어파사드의 본질은 공간과 사람, 그리고 시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경험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축제에 참여한 작가들 역시 “작품을 통해 서울의 리듬과 자연, 빛과 어둠의 교차를 관객 스스로 발견해나가길 바란다”고 표현했다. DDP와 서울디자인재단, OpenAI가 함께하는 신인 미디어아티스트의 신작도 주목을 끈다.
커뮤니티 반응도 흥미롭다. “한밤중 산책이 이렇게 벅찬 줄 몰랐다”, “누군가의 시선이 작품을 완성한다는 말이 실감난다”는 체험담이 이어진다. 옆자리 가족, 낯선 이와의 대화 없이도, 빛과 영상을 함께 바라보며 또렷한 연대감을 느낀다는 반응도 많다.
작고 사소한 피로감을 털어내고, 예술 아르코를 거니는 밤이 반복될수록 우리는 ‘도시의 밤은 곧 나의 무대’라는 걸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축제는 이번 가을을 지나 또다시 새로운 계절을 부른다. 결국 중요한 건, 도시 한복판에서 어떻게 나만의 감각으로 예술과 일상을 마주할 것인가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