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큰돌고래에 법인격을”…제주도, 제주특별법 개정 촉구 서포터즈 행사
정치와 환경 담론이 제주 하늘길 관문에서 맞붙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청소년 서포터즈들이 국회와 정부를 향해 남방큰돌고래 생태법인 지정을 위한 제주특별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1일 남방큰돌고래 생태법인 서포터즈의 날 행사를 29일부터 30일까지 제주국제공항 3번 게이트 일대에서 연다고 밝혔다. 행사는 남방큰돌고래 생태법인 지정 지구를 지키는 첫걸음을 내걸고, 생태법인 제도 도입을 위한 제주특별법의 조속한 개정을 주된 목표로 삼았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남방큰돌고래를 국내 1호 생태법인으로 지정하기 위해 관련 조항을 담은 제주특별법 개정을 이미 국회에 요청한 상황이다. 생태법인은 특정 자연물에 법인격을 부여해 권리 주체로 인정하고, 훼손이나 위협으로부터 법적 보호를 강화하는 제도다. 뉴질랜드 등 일부 해외 국가에서 도입돼 운영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관련 입법이 이뤄지지 않았다.
행사 첫날인 29일 오전 개막식에서는 서포터즈 대표가 제주특별법 개정 필요성을 담은 입법 청원서를 제주도의회에 전달한다. 제주도의회는 이를 바탕으로 국회에 입법 청원을 올릴 수 있어, 지방정부와 지방의회, 시민 사회가 함께 중앙 정치권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형식이 된다.
서포터즈들은 남방큰돌고래에게 전하는 편지를 낭독하고, 이어 피켓 행진 퍼포먼스를 진행해 공항을 찾은 도민과 관광객에게 생태법인 제도의 취지를 설명할 예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현장에서 입법 청원 서명 운동과 신규 서포터즈 가입도 병행해 국회 논의에 압박을 가한다는 구상이다.
청소년과 학생들의 참여도 눈에 띈다. 제주국제학교 화랑 학생들은 공항 현장에 생태법인 서포터즈 전시관을 꾸리고, 지난 1년간 남방큰돌고래를 주제로 진행한 서포터즈 활동을 그림과 전시물에 담아 선보인다. 화랑은 남방큰돌고래 생태법인 대표 서포터즈 단체로 활동해 왔다.
중고등학생 서포터즈 단체 블루스캔은 폐뚜껑으로 만든 돌고래 모형, 폐해녀복을 재활용한 돌고래 키링 등을 전시하며 해양 폐기물 문제와 연계한 환경 메시지를 전달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현장 참여자에게 폐의류와 폐해녀복을 재활용한 남방큰돌고래 키링 등 기념품을 제공해 자원 재순환과 해양보호의 의미를 동시에 부각시킬 계획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국회에서 제주특별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남방큰돌고래를 매개로 한 생태법인 제도가 국내 환경·해양 정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치권이 환경 권리 논의를 어떻게 수용할지에 따라 향후 입법 속도와 제도 도입 범위도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