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옵션 한도 40배 상향”…미국 나스닥, 기관 자금 유입 기대에 신고가 재도전 전망
현지시각 기준 29일, 미국(USA) 뉴욕 증권시장에서는 나스닥(Nasdaq)이 블랙록(BlackRock)의 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인 IBIT에 대한 옵션 거래 한도를 대폭 상향 조정하면서 비트코인 파생상품 시장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다. 이번 조치는 주요 ETF의 파생상품 한도를 기존보다 40배 늘려 기관 투자자의 거래 여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이뤄졌고, 국제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의 사상 최고가(ATH) 경신 가능성을 다시 점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뉴스BTC(NewsBTC)에 따르면 나스닥은 블랙록 IBIT 옵션 한도를 종전 2만 5,000계약에서 100만 계약으로 상향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빠르게 늘어나는 거래 규모에 비해 2만 5,000계약 한도가 지나치게 낮아 대형 기관과 시장조성자(Market Makers)의 헤지 활동을 제약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과거 한도가 “차별적으로 작았다”고 평가하면서, 최소 40만 계약 수준이 현재 수요에 부합하는 기준선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번 조정으로 IBIT는 사실상 메가캡(mega-cap) 파생상품 범주에 편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옵션 한도가 대폭 확대되면서 시장조성자들은 보유 포지션을 보다 유연하게 헤지할 수 있게 됐고, 그 결과 매수·매도 호가 차이를 의미하는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시장 전반의 가용 유동성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비트코인 관련 상품을 활용하는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에게 거래 인프라 측면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은행권과 자산운용사에도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대형 은행 JP모건(JPMorgan)은 블랙록 IBIT를 추적하는 비트코인 담보 구조화 상품(structured notes)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옵션 한도 확대로 은행들은 내부 위험 한도를 크게 넘지 않는 범위에서 IBIT를 기초자산 또는 참고 지표로 활용하는 다양한 구조화 상품을 설계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졌다는 평가다. 이 같은 상품은 단기 급등 국면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기관 자금의 지속적 유입을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통로가 될 수 있다.
비트코인 옹호론자로 알려진 맥스 카이저(Max Keiser)는 나스닥의 옵션 한도 상향을 “핵심적인 발전”으로 규정했다. 그는 과거 낮은 옵션 한도가 충분한 헤지를 가로막아 시장이 급락에 취약해지는 상황을 낳았다고 지적해 왔다. 이번 조치가 헤지 기능을 강화해 급격한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카이저 스스로도 옵션 한도 확대만으로 시장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측면에서도 대형 보유자들의 매집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분석 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가 집계한 코호트별 누적 추세 점수(Accumulation Trend Score)에 따르면, 1만 비트코인 이상을 보유한 ‘고래’ 그룹은 최근 순매집 국면으로 전환해 0.8점을 기록하며 강한 매수세를 나타냈다. 1,000∼1만 비트코인을 보유한 그룹 역시 9월 이후 처음으로 긍정적인 추세로 돌아섰고, 100∼1,000 비트코인 보유 집단은 10월부터 적극적인 축적을 이어가 최근의 조정장에서도 매수를 중단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1 비트코인 미만을 보유한 소매 투자자들까지 7월 이후 가장 강한 축적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가격 흐름 역시 이 같은 매수세를 방증하는 지표로 거론된다. 비트코인은 5월에 지지선 역할을 했던 8만 달러 초반 구간까지 하락한 뒤, 다시 9만 달러 이상으로 빠르게 반등했다. 다수 트레이더들은 이를 8만 달러대가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가격대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들의 평균 매입 단가가 8만 2,000달러 부근이라는 분석도 제시된다. 이 수치는 기관 투자자들이 최근의 가격 조정을 매력적인 재진입 구간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국제 금융시장과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나스닥의 이번 조치를 비트코인 시장 구조 변화의 신호로 보고 있다. 옵션 한도 확대로 파생상품 인프라가 정비되면, 비트코인이 나스닥 상장 대형주처럼 보다 전통적인 위험 관리 틀 안에서 다루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미국(USA)을 비롯한 주요국 규제 환경이 ETF와 파생상품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정비되는 흐름과도 맞물려, 비트코인이 제도권 금융과 더 깊이 결합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시장 전망을 둘러싼 평가에는 온도차가 존재한다. 옵션 한도 상향과 고래 매집, 소매 투자자의 동반 축적이 단기적으로는 상승 모멘텀을 강화할 수 있지만, 이 같은 낙관론은 매수세가 지속된다는 전제를 필요로 한다. 글로벌 금리 수준, 달러 강세 여부, 위험자산 선호도 변화와 같은 매크로 경제 요인이 비우호적으로 전환될 경우, 늘어난 파생상품 거래가 오히려 가격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나스닥의 조치가 급격한 가격 왜곡을 줄이고 유동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기관 자금 유입이 둔화되거나 규제 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비트코인 시장의 하방 압력은 여전히 현실적인 위협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사상 최고가 경신 가능성 역시 파생상품 시장의 제도 정비와 온체인 상 매수세가 결합될 때 열릴 수 있는 시나리오일 뿐, 전반적 금융 환경이 우호적일 때에만 실현될 수 있는 조건부 전망이라는 평가다.
국제사회와 투자자들은 나스닥의 한도 상향 이후 실제 기관 자금이 어느 정도 규모로 비트코인 관련 상품에 유입될지, 그리고 이 흐름이 비트코인의 가격 안정성과 시장 성숙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향후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의 구조와 자본 흐름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