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구 비만약 기대에 6 추월…일동제약, 신약 파이프라인·재무 개선에 주가 레벨 업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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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장중 일동제약 주가가 3만원 선을 넘어서는 강세를 이어가며 제약·바이오 업종 내 대표적인 경구 비만약 관련주로 재조명되고 있다. 경구용 GLP-1 비만·당뇨 치료제 파이프라인 기대와 실적·재무 구조 개선,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가 맞물리며 기업 가치 재평가에 대한 시장 관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향후 글로벌 임상과 기술이전 성과에 따라 중장기 주가 흐름이 좌우될 것이란 관측에 시선이 쏠린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20일 장중 기준 일동제약 주가는 30,450원으로, 전일 대비 6.84 상승했다. 시가는 28,550원에서 출발해 장중 28,300원까지 밀렸다가 33,100원 선까지 상단을 시험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 거래량은 최근 한 달 누적 기준 약 9,020만주로, 6개월 평균 거래량 약 200만주 대비 두 배 이상 늘며 3만원 초반대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일동제약[24942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일동제약[24942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주가 흐름을 기간별로 보면 10월 21일에서 11월 20일 사이 일동제약 주가는 약 21,600원 수준에서 30,450원까지 올라 약 41 상승했다. 이 기간 저가는 20,500원, 최고가는 33,100원으로, 저점 대비로는 60 안팎의 레벨 업이 진행된 셈이다. 6개월 전인 5월 20일 종가 11,520원과 비교하면 상승 폭은 160 를 웃돈다. 일별로 조정 구간이 있었지만 저점을 점진적으로 높여가는 계단식 상승 구조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이동평균선 정배열과 거래 대금 확대가 특징이다. 20일 기준 종가는 20일 이동평균선 약 27,050원과 60일 이동평균선 약 25,530원을 모두 상회하고 있어 단기·중기 추세가 우상향 흐름을 유지하는 양상이다. 다만 장중 변동폭이 4,000원 이상으로 커지는 구간이 반복되면서 단기 트레이딩 수요가 적지 않은 종목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번 상승세의 중심에는 자회사 유노비아가 개발 중인 경구용 GLP-1 비만·당뇨 치료제 후보물질 ID110521156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한다. 회사 측은 초기 임상에서 용량 의존적으로 두 자릿수에 근접하는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고, 1일 1회 복용 가능한 저분자 경구 제형이라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로 거론된다. 글로벌 GLP-1 계열 약물의 다수가 주사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환자 편의성과 생산 효율성이 높을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구조다.

 

시장에서는 내년 글로벌 2상 진입과 함께 글로벌 빅파마를 대상으로 한 기술이전 라이선스 아웃 시나리오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리포트에서 기술이전 가능성을 언급하며 일동제약을 먹는 비만약 관련주이자 신약 개발 리레이팅주로 분류하면서, 관련 테마 수급이 유입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경구 GLP-1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내 유력 후보주로 부각되면서 리스크와 잠재 가치가 동시에 부각되는 구도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온도 차가 뚜렷하다. 최근 공시된 11월 12~19일 기간 동안 외국인은 약 10만9,000주를 순매도하며 단기 급등 구간에서 차익 실현에 나선 모습이다. 반면 같은 기간 기관은 약 14만3,000주 순매수를 기록해 외국인 매물을 대부분 받아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구간에서 주가가 3만원 안착을 시도하는 가운데 외국인 매도 전환 시 조정, 기관 매수 강화 시 반등이 나타나는 패턴이 반복돼 수급과 주가 간 연계성이 높은 종목으로 평가된다.

 

동일 업종 내 상대 평가에서도 일동제약의 위치가 뚜렷하다. 시가총액은 약 9,633억원으로 코스피 312위 수준이다.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유한양행 등에 비해 소형주에 속하지만, 단기 등락률에서는 업종 내 주도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기준 주가는 6.84 상승해 동일 업종 평균 등락률 1.20 를 크게 상회했다.

 

외국인 지분율은 2.1 에 머물고 있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13.09, 셀트리온 21.67 등 대형주 대비 낮은 수준으로, 향후 외국인 참여 여지가 남아 있는 구조로 해석된다. 밸류에이션을 보면 일동제약의 PER은 약 31배로 동종 주요 종목의 40~100배대 대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 다만 PBR은 4배 수준으로 업종 평균 2~3배를 상회해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가 자본 비용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실적과 재무 구조는 적자에서 벗어나 회복 단계에 접어든 모습이다. 연간 기준으로 2022년과 2023년에는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를 기록했지만, 2024년에는 영업이익 131억원, 영업이익률 2 대를 기록하며 흑자 전환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2024년 3분기 기준 매출은 1,455억원, 영업이익은 68억원, 영업이익률은 4.65, 순이익은 215억원을 기록해 분기 기준으로 수익성 회복세가 뚜렷해졌다.

 

수익성 지표도 개선됐다. ROE는 과거 두 자릿수 음수에서 최근 분기 14 대로 올라서며 자본 효율성이 빠르게 회복된 것으로 나타난다. 다만 연간 기준 ROE와 순이익률은 아직 완전한 정상화 단계에 이르지 못해, 실적 변동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병존한다.

 

재무 건전성 지표는 개선 속도가 빠른 편이라는 분석이다. 연간 부채비율은 2023년 250 대에서 2024년 270 대로 일시적으로 높아졌지만, 최근 분기 기준으로는 150 안팎까지 내려오며 1년 사이 100포인트 이상 개선된 것으로 집계된다. 당좌비율은 50 전후로 단기 유동성에는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유보율이 400 대에서 600 대로 높아진 점은 이익 누적과 함께 재투자 여력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업종 평균과 비교하면, 동일 업종 PER이 80배 안팎인 점을 감안할 때 일동제약의 30배대 PER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수준이다. 반면 PBR이 4배로 업종 평균 2~3배를 상회해 주가 수준이 향후 이익 성장의 지속 여부에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사 컨센서스는 투자의견 매수 4.00점에 목표주가 45,000원을 제시하고 있어 현재가 대비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지만, 전제 조건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병행된다.

 

파이프라인 관점에서 보면 첫 번째 축은 경구 GLP-1 비만·당뇨 치료제다. 일동제약은 유노비아를 통해 저분자 기반 경구용 GLP-1 후보를 개발 중으로, 임상 1상 단계에서 체중 감소 효과와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주력하는 주사제 중심의 GLP-1 시장에서 경구 제형은 복용 편의성과 장기 복약 순응도 측면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기대가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내년 글로벌 2상 진입과 기술이전 협상 본격화 여부가 파이프라인 가치 재평가의 분수령으로 거론된다.

 

두 번째 축은 연구개발 재편과 전문의약품 조직 강화다. 일동제약은 그동안 자회사에 분산돼 있던 신약 개발 기능을 본사로 재배치하고, 3분기 누적 기준 연구개발비를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확대했다. 회사 측은 비만·당뇨 GLP-1,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P-CAB 등 핵심 파이프라인에 역량을 집중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동시에 ETC 부문장과 마케팅 본부장 인사를 단행해 전문약 사업부 책임경영과 영업 효율성 제고를 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비용 증가 요인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파이프라인 상업화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노리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세 번째 축은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 구조 개선과 현금 확보다. 일동제약은 과거 투자했던 비상장 바이오 기업 디앤디파마텍 지분 5만3,023주 지분율 0.49 를 장내에서 전량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약 158억원 규모 처분 대금을 확보하게 됐다. 2021년 30억원을 투자한 뒤 4배 넘는 수익을 실현한 사례로, 성공적인 바이오 포트폴리오 투자이자 재무 건전성 개선 이벤트로 평가된다.

 

확보된 현금은 경구 GLP-1과 P-CAB 등 핵심 파이프라인 개발, 전문의약품·헬스케어 사업 강화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차원에서는 플랫폼 사업을 지주사와 계열사로 이관하고, 자본잠식 상태였던 비핵심 플랫폼 법인을 정리하며 본업 집중 전략을 강화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구조조정이 R&D 투자 여력 확충과 동시에 재무 리스크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테마 성격도 뚜렷하다. 일동제약은 먹는 비만약 GLP-1 관련주이자 비만·당뇨 신약 개발주, R&D 리레이팅주로 분류되며 테마 수급의 중심에 서 있다. 단기적으로는 경구 GLP-1 임상 진척 속도,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 참가와 파트너링 미팅 결과, 기술이전 협상 진행 여부가 주가에 민감하게 반영될 수 있다. 동시에 P-CAB 계열 위장약과 ETC 전문약 포트폴리오 성장세도 제약·바이오 업종 내 포지셔닝을 가르는 변수로 거론된다.

 

동일 업종 비교에서는 장단점이 뚜렷하다는 분석이 많다. 장점으로는 최근 분기 기준 영업이익 증가율이 1,000 를 넘는 등 실적 개선 속도가 빠르고, ROE가 14 대로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과 유사한 수준까지 회복된 점이 꼽힌다. 반면 절대적인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대형사에 비해 작고, 외국인 지분율이 낮아 글로벌 자금 유입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PBR이 업종 평균을 웃돌아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한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주가 전망과 투자 전략 측면에서 시장은 단기 1개월과 중기 6개월 시나리오를 나눠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11월 급등 구간에서 형성된 2만8,000~2만8,500원대 매물대가 1차 지지 구간으로 거론된다. 이 구간이 유지될 경우 3만원선 안착과 3만3,000원대 전고점 재시험 시나리오가 유효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대로 2만8,000원선이 붕괴될 경우 단기 과열 해소를 위한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계 심리도 병존한다.

 

중기적으로는 글로벌 2상 진입과 기술이전, 추가 R&D 성과 등 파이프라인 이벤트의 가시성이 관건이다. 관련 이벤트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한 단계 더 진행될 수 있지만, 일정 지연이나 데이터 부진이 발생하면 현 수준에서 박스권 흐름 내지 밸류 조정 가능성도 점쳐진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45,000원은 경구 GLP-1 상업화 가능성과 수익성 개선이 일정 부분 현실화될 것을 전제로 하고 있어, 전제 조건의 변화 여부가 향후 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일동제약이 시장 전체를 좌우하는 대형 주도주라기보다는 특정 파이프라인과 이벤트에 민감한 개별 제약주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한다. 경구 GLP-1 신약 개발은 임상 결과와 규제 환경, 경쟁사 개발 속도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는 만큼, 단일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와 리스크를 동시에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당국과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글로벌 임상 진척과 기술이전 협상, 재무 구조 개선 속도에 따라 제약·바이오 업종 내 일동제약의 위상이 어떻게 재조정될지 주시하고 있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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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유노비아#glp-1비만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