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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날, 빛과 별 아래서”…양주에서 만나는 감성 가득 일상 탈출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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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게도, 요즘은 비 오는 날이면 일부러 양주로 떠나는 이들이 점점 많아졌다. 예전에는 서울 외곽의 한적한 도시라 생각했던 곳이, 지금은 자연과 예술, 별빛이 어우러진 ‘일상 탈출지’로 소문나고 있다. 쌀쌀한 초가을 오후, 누구도 어색해하지 않은 비 내림에 젖어 양주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발견하게 된다.

 

SNS에는 “양주 드라이브 갔다가 조명박물관 감성 사진 남겼다”, “비 오는 날 송암스페이스센터에서 별자리 봤더니 영화 같았다”는 인증글이 줄을 잇는다. 가족 단위 여행객들도 이 도시에 특별한 기대를 품는다. 실제로 조명박물관은 빛과 색, 조명을 테마로 하는 이색 공간. 대한민국 유일의 조명 전문 박물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빛의 세계’를 직접 체험하며 감각을 깨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실내외를 오가며 전시와 체험을 감상하다 보면 비에 젖은 산과 풍경까지 모두 빛의 일부로 다가온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양주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양주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보인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 새 양주를 찾는 문화·체험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 중이다. 가족 외출에서 체험형 공간이나 자연 친화형 복합문화공간의 선호가 더욱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도심의 스트레스와 정보 과부하에 지친 사람들이 감각을 환기할 새로운 환경을 원한다”며 “양주는 접근성과 자연의 조화, 다양한 콘텐츠를 함께 갖춘 곳”이라고 해석했다. 

 

직접 두 발로 걸어 들어서는 헤세의 정원도 많은 이들에게 휴식 같은 장소. 1만 평에 걸친 사계절 정원, 클래식한 분위기의 레스토랑과 산속 갤러리, 반려견과 산책 가능한 파크까지 구석구석이 작은 감탄을 자아낸다.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나무 냄새가 좋다”, “아이와 뛰어놀면서 온전히 나를 생각하게 된다”는 솔직한 후기도 많다. 

 

특히 밤이 깊을수록 양주의 매력은 더 짙어진다. 송암스페이스센터에서는 해발 430미터 산 중턱에서 별자리를 관측하거나, 우주 시뮬레이션을 체험할 수 있다. 천문대까지 케이블카로 오르는 색다른 경험, 어둠이 깔릴 무렵 망원경 안에서 만나는 선명한 별빛은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오래 남을 추억이 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비가 와서 실내를 찾았다가 더 뜻깊은 시간 보내고 왔다”, “서울에서 가까워서 부담 없고,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는 후기부터, “비 내리는 산과 조명박물관의 분위기는 정말 영화 같다”는 감탄도 이어진다. 

 

양주에서의 하루는, 어쩌면 거창한 변화라기보다 작은 전환에 가깝다. 빛과 예술, 자연과 별 사이를 거닐며 일상이라는 낡은 옷을 벗고 새로운 감정을 입는 경험.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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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시#조명박물관#송암스페이스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