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번째 골 폭발”…손흥민, 멕시코전 136경기 동점포→최다 출전 타이
비 내리는 내슈빌의 경기장, 손흥민이 그라운드를 밟는 순간 관중은 숨을 죽이며 그를 지켜봤다. 136번째 A매치, 역사와 어깨를 견주는 무대에서 손흥민은 왼발로 또 한 번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팽팽하던 승부의 흐름이 그의 발끝에서 전환점을 맞았다.
10일(한국시간) 미국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친선경기에서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멕시코와 격돌했다. 중국, 미국 등 선수진의 중원 공백으로 초반 공격 전개가 답답하게 펼쳐졌다. 전반 22분, 멕시코 라울 히메네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뒤 전반을 0-1로 마치며 불투명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후반 들어 반전 스토리가 시작됐다. 손흥민은 벤치에서 대기하다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배준호와 교체 투입됐다. 왼쪽 측면에서 기회를 엿보던 손흥민은 후반 20분, 김문환의 크로스를 오현규가 머리로 떨구자 페널티 지역으로 쇄도해 강력한 왼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이 동점골로 손흥민은 A매치 통산 53번째 득점을 올리며 차범근의 역대 대표팀 최다골(58골) 기록을 5골 차로 좁혔다. 동시에 136회 출전으로 차범근, 홍명보와 함께 한국 남자 선수 역대 최다 출전 1위에 공동으로 나섰다.
손흥민의 골 이후, 오현규의 역전 결승골이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한국 쪽으로 기울었다. 특히 손흥민은 멕시코전 이전 미국과의 평가전에서도 골을 터뜨려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기록했다.
이번 원정은 손흥민이 미국프로축구(MLS) 로스앤젤레스FC 소속으로 나선 자리였다. 2026년 FIFA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은 계속해서 전술 변화와 선수 실험을 거듭하는 중이다. 멕시코전에서는 합류 선수들의 공백 속에도 손흥민과 오현규의 존재감이 두드러졌고, 벤치를 포함한 선수단 전체가 끝까지 응집력을 보였다.
비 내리는 밤, 승부의 희열과 역사적 기록이 하나로 겹쳤다. 관중들은 손흥민의 득점 순간마다 일제히 환호했고, 팀이 역전골을 터트리자 감동의 물결이 경기장을 채웠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준비에 한창인 한국 대표팀은 또 한 번의 도약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천천히 멈춰서는 빗방울처럼,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한 장면이 남았다. 성장과 기록, 그리고 팬들의 축복 속에서 다시 역사를 향해 걷는 손흥민의 여정은 계속된다. 2026년 월드컵을 준비하는 대표팀의 움직임은 계속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