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공로 뒤늦게 찾았다”…울산 참전용사 고 최규옥 하사에 화랑무공훈장 전수
6·25전쟁을 둘러싼 기억과 책임을 두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다시 만났다. 울산 북구에서 숨은 참전 공로자가 뒤늦게 찾아지며, 전쟁 영웅을 기리는 훈장 전수식이 열렸다.
울산시 북구는 1일 울산시 북구청 구청장실에서 6·25전쟁 참전 유공자 고 최규옥 하사의 아들 최재홍 씨에게 화랑무공훈장과 훈장증을 전수했다고 밝혔다. 전수식에는 유족과 울산시 북구 관계자 등이 참석해 고인의 공훈을 기렸다.

화랑무공훈장은 태극무공훈장, 을지무공훈장, 충무무공훈장에 이어 제정된 대한민국의 네 번째 무공훈장이다. 전시 상황에서 뚜렷한 전공을 세운 군인에게 수여되는 상훈으로, 국방부가 직접 공적을 심사해 수여를 결정한다.
고 최규옥 하사는 1950년 10월 입대한 뒤 제5 육군병원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치열한 전장과 후방 의료 지원 현장을 오가며 공을 세워 무공훈장 수여가 결정됐지만, 당시 급박한 전황으로 인해 훈장은 장기간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남아 있었다.
이후 국방부와 육군본부가 2019년부터 추진한 6·25전쟁 무공훈장 주인공 찾기 캠페인을 통해 유족 확인 절차가 진행됐고, 최 하사의 공적도 재조명됐다. 이에 따라 훈장과 훈장증이 정식으로 후손에게 전달되면서, 70여 년 만에 국가가 참전 공로를 공식 인정하는 절차가 마무리됐다.
아들 최재홍 씨는 전수식에서 "고인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고 명예를 드높여 주셔서 감사하다"며 "특히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 훈장을 받게 돼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 세대 가족으로서 뒤늦게나마 찾아온 국가의 예우에 의미를 부여했다.
박천동 울산시 북구청장은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호국영령의 희생과 정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고 밝히며, "앞으로도 국가유공자의 명예를 높이고 예우를 강화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보훈 정책과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함께 드러냈다.
6·25전쟁 참전용사와 유족을 향한 국가적 예우 논의는 고령화와 함께 더욱 부각되고 있다. 중앙정부가 무공훈장 주인공 찾기 사업을 추진하고, 지자체가 이를 뒷받침하는 형태가 확산되면서 지역 단위 보훈 행정의 역할도 커지는 흐름이다.
울산시 북구는 이날 전수식을 계기로 지역 내 참전용사와 국가유공자 예우 실태를 점검하고, 관련 지원 정책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는 앞으로도 6·25전쟁 유공자와 그 유족에 대한 예우 강화 방안을 놓고 협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