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펜트라, 소장형 크론병까지 잡아…셀트리온, 염증 부위 무관 효과 입증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피하주사 제형이 크론병 치료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인플릭시맙 피하주사 제형 짐펜트라가 염증 위치에 상관없이 소장형과 대장형 크론병 모두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는 분석 결과가 국제학술지에 실렸다. 업계에서는 염증 부위에 따라 반응이 갈리던 기존 생물학제제 한계를 보완할 카드로 주목하는 분위기다.
셀트리온은 램시마 성분 인플릭시맙의 피하주사 제형인 짐펜트라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 LIBERTY CD 연구의 사후분석 결과가 최근 국제학술지 임상 위장병학 간장학에 게재됐다고 26일 밝혔다. 해당 저널은 영향력 지수 기준 소화기 분야 상위 6퍼센트에 속하는 SCI 저널로, 이번 게재를 통해 짐펜트라의 염증 부위 독립적 효과를 학계에 공식 보고하게 됐다.

LIBERTY CD는 중등도에서 중증 단계의 활성 크론병 환자를 대상으로 설계된 무작위 대조 임상이다. 인플릭시맙 피하주사 유지요법이 위약 대비 효과와 안전성 면에서 우월한지를 평가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특히 사후분석에서는 대장 내시경으로 확인한 염증 부위를 소장, 회장 말단, 결장, 직장 등으로 세분해 각 구간별 점막 치유와 염증 개선 정도를 비교했다.
크론병은 만성 염증성 장질환으로, 염증 발생 위치에 따라 소장형, 대장형, 소장대장 혼합형 등으로 구분된다. 소장형은 내시경 접근과 영상 판독이 어려워 진단 지연이 잦고, 협착이나 천공 같은 합병증 위험이 높다. 기존 항TNF 등 생물학제제와 면역조절제 치료에서도 염증 부위에 따라 약물 반응이 다르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같은 약을 투여해도 소장 쪽 병변이 대장보다 덜 호전되는 양상이 보고된 바 있어, 부위별 치료 반응 일관성은 크론병 임상 현장의 핵심 관심사로 꼽힌다.
셀트리온이 공개한 사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인플릭시맙 피하주사 유지요법을 1년간 받은 환자군은 염증 부위와 상관없이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소장 단독 병변을 가진 소장형 크론병 환자뿐 아니라 회장 말단에서 결장, 직장에 이르는 전 구간에서 점막 치유율과 내시경 지표가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특정 부위에서 효과가 떨어지는 다른 치료제들과 달리, 짐펜트라가 장 전반에서 일관된 항염 효과를 보였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이번 분석은 환자별 임상 특성이 약효에 영향을 주는지도 함께 살폈다. 연령, 질병 기간, 이전 치료 이력 등 환자 요인에 따른 반응 차이를 평가한 결과, 인플릭시맙 피하주사 제형은 소장형과 대장형 모두에서 환자 특성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 안정적인 효능 프로파일을 나타낸 것으로 보고됐다. 실제 진료 환경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의 크론병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여지가 넓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 크론병 시장은 이미 여러 항TNF 제제와 인터루킨 억제제, 소분자 표적치료제가 경쟁 중이다. 다만 다수 약물이 대장 병변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반응을 보이는 반면 소장형 성적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있어, 염증 분포에 따른 처방 선택이 이뤄져 왔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정맥주사 제형 위주의 치료에서 피하주사 제형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장 전 구간에서 동등 이상의 효과를 입증한 피하주사 제형은 경쟁 약물과의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규제와 제도 측면에서는 이미 인플릭시맙 계열 제제가 다수 국가에서 크론병 적응증 승인을 받은 상태로, 피하주사 제형 확장은 기존 임상 데이터와의 연계 평가가 중요하다. 이번과 같은 사후분석은 추가 적응증 확장이나 사용 권고 가이드라인 개정 시 참고 근거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 특히 소장형 크론병 환자에서의 실질적 이득을 입증하는 데이터로 축적될 경우, 향후 보험 급여 기준과 치료 알고리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와 의료계에서는 짐펜트라가 염증 발생 부위와 무관하게 일관된 치료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짐펜트라가 염증 위치에 구애받지 않는 효과를 통해 기존 치료제의 부위별 반응 한계를 보완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산업계는 향후 추가 실제임상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피하주사 제형 인플릭시맙이 크론병 치료 전략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게 될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