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강후약 코스피 약세"…한국투자증권, 외국인 연말 리밸런싱 영향 진단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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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시장에서 장 초반 강세 후 약세로 전환되는 전강후약 흐름이 연말 수급 요인에 따른 일시적 조정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 악화가 아닌 외국인 매도에 따른 리밸런싱 성격이 강해 개인 투자자의 과도한 불안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증시가 단기 변동성 확대에도 중기적으로는 상승 탄력을 되찾을 여지가 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11월 26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코스피 변동성 확대가 외국인의 연말 북 클로징과 배당 제도 변경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 박기훈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코스피가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인 뒤 오후 들어 약세로 돌아서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지만, 기업 펀더멘털이 훼손된 정황은 뚜렷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코스피 약세, 외국인 연말 리밸런싱 영향…펀더멘털 훼손 아니다"
한국투자증권 "코스피 약세, 외국인 연말 리밸런싱 영향…펀더멘털 훼손 아니다"

박 연구원은 공포 심리를 반영하는 변동성 지수 VKOSPI가 30을 상회할 정도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선물 베이시스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물 베이시스가 급격히 악화하지 않는 점을 들어 외국인 매도가 선물 시장에서의 공격적인 하방 베팅이 아닌, 연말 결산과 배당 스케줄 변화에 대응한 구조적 리밸런싱에 가깝다고 해석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코스피의 잦은 급락과 변동성 확대를 두고 추가 급락 가능성을 우려해 현금 비중을 빠르게 높이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조정이 수급 불균형에 따른 과도한 공포 심리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보면서, 개인 투자자의 투매가 향후 반등 국면에서 기회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연구원은 긍정적인 신호도 포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주 후반을 기점으로 외국인이 선물 시장에서 순매수 기조로 돌아선 점을 주목했다.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도 코스피 지수가 볼린저 밴드 하단에 도달해 과매도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했다며, 단기 반등 여지가 열려 있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11월 초에 나타났던 수준의 급격한 변동성 확대가 다시 전개되거나, 코스피가 추가적으로 급락하는 시나리오가 재현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당시와 달리 선물·옵션 시장의 수급 구조와 변동성 지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어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조짐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런 환경에서 공포에 기반한 투매에 동참하거나 적극적으로 현금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은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박 연구원은 일시적 수급 요인에 따른 가격 조정 국면에서 실적과 펀더멘털이 견조한 종목을 선별해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중기적으로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향후 코스피 흐름이 외국인 수급 정상화와 연말 이후 배당 재투자 동향,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에 따라 점진적으로 안정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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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코스피#외국인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