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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리더십 굳힌 현대차”…중국 CSR 평가 10년 연속 1위→현지 전략 재조명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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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중국사회과학원이 발표한 2025 중국 기업사회책임 발전지수 평가에서 자동차 기업 부문 1위를 차지하며 10년 연속 정상을 지켰다. 현대차는 외자기업 부문에서도 2위를 기록했고, 중국 전체 기업 순위에서는 5년 연속 3위에 올랐다고 20일 밝혔다. 중국 내에서 권위 있는 사회적 책임 평가지표로 평가되는 이번 지수에서 장기적인 상위권 유지가 확인되며,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추진해 온 ESG 경영과 현지 맞춤형 사회공헌 전략이 제도권의 공신력을 기반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중국 기업사회책임 발전지수는 중국사회과학원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수준을 정량·정성 지표로 분석해 매년 공표하는 평가 체계로, 경영 시스템과 정보 공개 수준, 사회와 환경에 대한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구조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2016년 이후 10년 동안 자동차 기업 부문 1위를 놓치지 않으며, 제조 경쟁력뿐 아니라 비재무 성과 관리 역량에서도 선도적 위상을 확인했다. 중국 내 ESG 인식이 강화되고 규제 환경이 정교화되는 상황에서 장기 연속 수상은 현지 정부와 소비자, 투자자에게 기업 거버넌스의 안정성과 지속가능 경영 의지를 수치로 증명하는 지표로 작용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ESG 리더십 굳힌 현대차 중국 CSR 평가 10년 연속 1위
ESG 리더십 굳힌 현대차 중국 CSR 평가 10년 연속 1위

현대차는 2021년 중국 상황에 맞춘 자체 ESG 평가 표준을 제정하고, 이후 현지 규범 변화와 산업 구조 재편에 맞춰 세부 항목을 지속 보완해 왔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는 중국 내 주요 생산 법인을 대상으로 현장 실사를 정례화해 환경, 안전, 근로 조건, 공급망 관리 등에서 ESG 요소를 공정 단위에 내재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 내 산업 정책이 탄소중립과 지역 균형 발전, 사회적 포용 등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가운데, 제조 기반을 보유한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규범 준수 수준을 넘어 선제적인 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장기 사업 지속성의 전제 조건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사회공헌 전략은 중국 정부 정책과 지역 현안에 정교하게 접점을 맞춘 구조로 정비돼 왔다. 대표 사례로 2008년 시작한 내몽고 지역 사막화 방지 사업 현대그린존 프로젝트가 꼽힌다. 현대차는 이 사업을 통해 사막화가 진행된 구역을 초원 복원과 숲 조성, 친환경 농촌개발 프로그램과 연계된 복합 프로젝트로 전환했다. 2021년 이후에는 중국 정부가 제시한 향촌진흥과 쌍탄 목표에 정합성을 맞추며, 생태 복원과 농촌 소득 기반 강화, 생활 인프라 개선을 결합한 사업 구조로 고도화됐다. 올해만 해도 퇴화가 심각한 약 233만 제곱미터 규모 초원 복원 사업을 추진해 환경 가치와 농촌 공동체 회복을 동시 추구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경제·사회 구조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중국에서 청년층을 겨냥한 창업 지원 역시 현대차가 집중하는 축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2020년부터 청년창업지원센터를 운영하며 현재까지 88개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초기에는 교육과 멘토링, 공간 제공 등 인프라 중심의 지원이 주를 이뤘다면, 올해부터는 스타트업의 사업 프로젝트를 현대차의 CSR 사업과 연계하는 방향으로 확장하는 구상을 내놓았다. 특정 지역 사회문제를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로 해결하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실증 사업을 함께 수행하고, 이후 판로 개척과 네트워크 연계를 지원함으로써 사회적 가치와 사업적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구조가 목표로 제시됐다.  

 

교육 격차 완화와 인재 양성 부문에서도 장기 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2011년부터 낙후지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꿈의 교실 후원 사업을 펼치며 96개교 지원을 지속해 왔다. 교육 기자재 확충, 학습 환경 개선, 문화·예체능 프로그램 확대 등을 통해 농촌·저소득 지역 아동의 교육 경험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2019년부터는 꿈의 장학금 프로그램을 병행해 우수 학생의 중·고교 및 대학 진학을 장기 지원해 왔으며, 올해 처음으로 장학금 수혜 학생 가운데 대학 입학생이 배출됐다. 이는 단기적인 기부가 아니라 학령기의 여러 단계에 걸쳐 학생 성장 경로를 뒷받침하는 구조적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CSR의 지속성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된다.  

 

현대차의 ESG 관련 비재무 성과는 사회책임 발전지수 외 평가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중국사회과학원이 공표한 지속가능성 보고서 평가에서 자동차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6년 연속 최고 등급인 5스타 플러스 등급을 부여받았다. 이는 환경·사회·지배구조 정보 공개의 투명성, 목표 설정의 명확성, 실행 실적에 대한 정량 보고 수준이 평가 기준을 상회한 결과로 해석된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비재무 정보 공시 의무가 강화되는 추세와 맞물려, 중국 내 이런 평가 성과는 향후 현지 사업 재편과 신에너지차 투자, 공급망 고도화를 추진할 때 이해관계자와의 신뢰 형성에 실질적인 기반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중국 CSR 전략이 단일 사업의 규모 확대보다는 정책 방향, 지역 수요, 자사 사업 구조를 교차 분석한 포트폴리오형 접근을 특징으로 한다고 분석한다. 사막화 방지와 초원 복원은 탄소중립과 생태계 복원 정책에 부합하고, 향촌진흥 프로젝트는 농촌 소비 확대와 인프라 개선이라는 내수 전략과 맞물린다. 청년창업과 교육 지원은 중장기적으로 지역 인재 풀 확대와 기술 생태계 다변화에 기여해 자동차 산업의 디지털 전환, 전동화 전환과도 간접적인 연계를 형성한다. 이처럼 사회공헌과 사업 전략의 접점을 넓히는 방식은 중국 내 글로벌 기업에게 요구되는 새로운 CSR 모델의 한 전형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도 진정성 있는 활동을 토대로 중국 현지 사회에 실질적인 기여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가시적인 성과와 홍보를 우선하기보다 지역사회와 장기간 호흡할 수 있는 과제를 발굴하고, 현지 정부와 공동 계획을 수립하는 협력 구조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 ESG 규제와 사회적 책임 기대 수준이 향후 더욱 정교해질 것으로 내다보며, 현대차가 축적한 비재무 성과와 제도 대응 경험이 전기차, 수소 모빌리티, 스마트 제조 등 차세대 사업 전개 과정에서 리스크 완화와 브랜드 프리미엄 확보에 중요한 완충 장치로 기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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