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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자동화에 인력 구조 흔들”…AWS 감원, 노동시장 재편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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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자동화에 인력 구조 흔들”…AWS 감원, 노동시장 재편 가속

최유진 기자
입력

글로벌 정보기술 업계가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대규모 인력 감축 조치로 술렁이고 있다. AWS가 AI 기반 자동화를 테스트베드 삼아 감원 방안을 공식화하면서, AI가 노동시장과 기업 조직 내부 구조를 어떻게 바꿀지 산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결정은 글로벌 빅테크의 인력 구조조정 물결과 맞물려 새로운 직무 창출과 역할 소멸이 동시다발로 이뤄지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AWS는 데이터 센터 물리 인프라와 네트워크 설치 담당 등 백오피스 인력 수백 명을 감원하면서, 해당 업무를 AI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밝혔다. 회사는 운영 효율화와 전략적 재배치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업계 관계자들은 AI 기반 실시간 모니터링, 예측 유지보수, 부하 분산 등 신기술이 일부 업무의 자동이관을 가능하게 했다고 분석한다. 이미 생성형 AI는 고객 응대, 마케팅 콘텐츠 제작, IT 인프라 관리까지 영향력을 넓히며 노동 역할 재정립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 리인벤트 2024’ 행사장 전경 /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 리인벤트 2024’ 행사장 전경 / 연합뉴스

이 같은 흐름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주요 글로벌 IT기업의 감원 추세와도 맞닿는다. 실제 이들 기업에서는 법무, 마케팅, 전략기획, 데이터 분석 등 핵심 부서에서도 감원이 진행되고, AI가 중요한 비즈니스 의사결정 ‘주체’로 기능하는 현상이 관찰된다. 미국 린디(Lindy) 등 AI 스타트업은 소규모 인력 체제에서 각종 문서 작성, 일정 관리, 재무 보고까지 ‘AI 팀원’이 현실적으로 투입되는 ‘오토파일럿 조직’ 실험을 시작했다. 직원 수 10명 이하의 기업이 수십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하면서, 인간-기계 협업 모델이 현실화됐다는 평가다.  

 

일자리 변화는 소멸이 아니라 재구성에 무게가 실린다. 프롬프트 엔지니어, AI 윤리 전문가, 데이터 큐레이터, 모델 운영 관리자 등 인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는 오히려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AWS 역시 감원과 별도로 AI 인프라 설계, 프런트엔드 개발 등 부문에서 적극적인 인력 충원을 이어간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5년까지 AI 전환으로 8천500만 개 일자리가 사라지지만, 동시에 9천700만 개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술 습득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경우 기술 격차 심화 위험도 크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국내로 시선을 돌리면, 삼성전자, LG, KT 등 주요 기업들도 AI 지원 부서 확대, AI 전담 조직 신설 등 빠른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다만 정책적 지원은 아직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AI 윤리 가이드라인’, ‘디지털 전환 인력 재교육’ 정책을 내놓는 한편, 고용 안전망 확충이나 현장 주도 직무전환 프로그램 등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은 자동화 충격이 더 클 것으로 보여, 사회안전망의 정책적 사각지대가 우려된다. AI 직무로 자연스러운 이동이 어려운 국내 산업구조 특성상 고용 불안정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AI 프레임워크법’ 역시 산업 현장 체감도·실행력 강화가 과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전환 관련 공공 교육 확대, AI 시대형 고용보험 도입, 노동 전환기 법제도 개정 필요성을 강조한다. 실업급여 확대, 보편적 기본소득(UBI) 등 포괄적 안전망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됐다. 한국고용정보원은 AI 자동화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전환”을 위한 국가적 대응과 사회적 논의를 주문했다.  

 

결과적으로, AWS의 감원과 AI 자동화 확대는 노동시장 재편이 이미 현실임을 보여준다. 기술 발전의 수혜와 충격이 동시에 발생하는 만큼 제도와 교육, 고용 안전망이 유기적으로 강화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 단계 노동시장의 안정성을 위해 촘촘한 전환 지원 체계 마련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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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s#ai자동화#노동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