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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E·3S로 초격차 굳힌다”…삼성바이오, 글로벌CDMO질주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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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산업이 본격적인 재편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E와 3S를 앞세워 초격차 전략을 재정비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CDMO 간 수주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품질과 운영 효율,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동시에 끌어올려 ‘글로벌 1위 CDMO’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생산 거점과 신규 모달리티를 기반으로 CDMO 시장 판도 변화의 분기점을 만들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은 2일 발표한 2026년 신년사에서 핵심 가치인 4E와 실행 전략인 3S를 중심으로 “실행의 완성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려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026년이 창립 15주년이자 ‘붉은 말의 해’라는 점을 언급하며 “지치지 않는 열정과 추진력, 강인함을 상징하는 말처럼 우리 모두가 원팀으로 글로벌 넘버원 CDMO를 향해 도약하는 해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2025년까지 이어진 주요 성과로 인적분할 마무리, 송도 제3바이오캠퍼스 부지 확보, 미국 록빌 공장 인수를 꼽았다. 인적분할을 통해 사업 구조를 정비하고, 송도에 추가 대규모 생산 부지를 확보한 데 이어 미국 동부에 상업 생산과 개발이 가능한 공장을 더해 글로벌 공급망과 생산능력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존 림 대표는 이를 토대로 “중장기 성장을 뒷받침할 탄탄한 기반을 구축했다”고 자평하면서도, 해당 인프라가 실제 수주 확대와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대외 환경 진단은 보수적이었다. 그는 글로벌 경제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 바이오 투자 위축, 동종 업계 경쟁사들의 증설과 기술 고도화를 언급하며 “모든 측면에서 한층 더 높은 수준의 경쟁력이 요구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순 생산능력 확대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진 만큼, 품질 경쟁력과 운영 효율, 고객 대응 속도에서의 우위를 확보해야 글로벌 톱티어 CDMO로 남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시한 4E는 고객만족, 품질 경쟁력, 운영 효율, 임직원 역량을 의미하는 핵심 가치 체계다. 존 림 대표는 “4E를 모든 판단과 실행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특히 품질을 “생명을 다루는 바이오 업의 절대 기준”이라고 규정했다. CDMO 사업 특성상 각국 규제기관의 품질 심사와 고객사의 감사 대응이 잦고 까다로운 만큼, 단일 공정 오류가 대규모 손실과 신뢰도 하락으로 직결된다는 점을 다시 상기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운영 효율 측면에서는 인공지능을 포함한 디지털 기술 활용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AI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생산 공정 제어, 설비 유지보수 예측, 품질 이상 패턴 조기 탐지, 문서·밸리데이션 자동화 등 현장에서 체감 가능한 개선을 주문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배치당 생산 기간을 단축하고 수율을 높이면 고객사 입장에서는 개발과 상업화 속도를 앞당길 수 있어, 단가 경쟁보다 ‘속도와 신뢰성’ 위주의 차별화 전략이 가능해진다.

 

4E를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실행론으로는 3S 전략을 제시했다. 단순화와 표준화를 통해 업무와 공정을 정리해 실행 속도를 높이고 에러 발생 여지를 줄이겠다는 것이 골자다. 글로벌 규제 기준에 맞춘 표준화를 선제적으로 구축하면 신규 고객 온보딩과 사이트 추가 검증도 빨라진다. 여기에 확장성을 결합해, 송도 제3바이오캠퍼스와 미국 록빌 공장을 포함한 다수 생산 거점을 유연하게 묶는 성장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다.

 

구체적인 확장 방향으로는 생산능력,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 3대 축이 제시됐다. 우선 송도 캠퍼스를 중심으로 한 대형 항체 의약품 생산 캐파는 이미 업계 상위권에 올라선 상태에서, 제3캠퍼스를 본격 가동하면 차세대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 수탁 수요에 대응하기 용이해진다. 동시에 록빌 공장을 새로운 기점으로 삼아 미국 시장 내 임상 및 상업 생산, 위탁개발, 기술 이전 수요를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미국과 유럽 빅파마가 생산 거점 다변화를 추진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현지 거점 확대는 수주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신규 모달리티 역량 강화가 강조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부터 항체·약물접합체와 오가노이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공정 개발, 분석 플랫폼, 규모 확대 기술을 고도화해 미래 성장 축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ADC는 단일클론항체에 세포독성 약물을 화학적으로 결합해 암세포만 정밀 타격하는 모달리티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차세대 항암제 파이프라인의 핵심으로 키우고 있는 영역이다. 오가노이드는 환자 유래 세포로 만든 3차원 미니 장기 모델로, 전임상 단계에서 후보물질 반응성을 미리 검증하는 도구로 활용된다.

 

글로벌 CDMO 시장에서는 이미 대형 업체들이 세포유전자치료제, mRNA, ADC 등 새로운 모달리티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유럽과 미국 기반 CDMO들이 파이프라인 초기 개발부터 상업 생산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내세우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대규모 항체 생산 역량에 ADC와 오가노이드 플랫폼을 더해 서비스 폭을 확장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계에서는 송도와 록빌을 잇는 밸류체인이 완성되면, 개발 초기 단계부터 상업 생산까지 단일 파트너로 묶으려는 글로벌 제약사의 수요를 더 적극적으로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각국 규제와 품질 기준은 한층 엄격해지는 추세다. 미국과 유럽 규제기관은 바이오의약품 제조시설에 대해 데이터 무결성, 공정 밸리데이션, 공급망 추적성 등 다층 검증을 요구하고 있어, 생산 거점 확대와 신규 모달리티 진입은 곧 규제 대응 역량 강화와 직결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신년사에서 품질을 최우선 가치로 재차 못 박은 것도 이러한 환경 변화를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바이오 투자 위축과 시장 변동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E·3S 전략이 실제 수주 확대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 거점 활용과 디지털 전환이 맞물릴 경우 글로벌 CDMO 경쟁 구도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전략이 초격차 기술과 품질을 현금 창출 구조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할지, 그리고 글로벌 규제와 시장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아갈지 주시하고 있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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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존림#글로벌cdm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