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희토류 수출 제한, 글로벌 패권 흔든다”…중국 결정에 달러 체제 흔들

박다해 기자
입력

현지시각 20일, 중국(China)이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를 공식 발표하며 글로벌 공급망과 미국(USA) 달러 기반의 금융질서 전체에 중대한 파장을 예고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 경제 질서에 직접적 도전으로 해석되며, 주요 분석가들은 달러 패권 약화와 새로운 가치 저장 수단의 부상을 경고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및 자석 공급량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수출 제한 정책을 통해 미국 방위산업과 첨단 제조업에 필수적인 원자재의 공급 통로를 조이기 시작했다. 거시·테마 분석가 루크 그로멘(Luke Gromen)은 “중국이 전자제품·군수 분야에 필수적인 희토류 공급을 축소하면 달러 가치의 기반까지 흔들 수 있다”며 “이번 조치는 글로벌 금융 패러다임에 균열을 일으키는 결정적 분기점”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즉각 반격에 나서 모든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예고하며, 미중 전략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중국 희토류 수출 제한…달러 패권 약화 신호
중국 희토류 수출 제한…달러 패권 약화 신호

희토류 등 중요 자원의 무기화는 과거에도 미중 간 외교·경제 갈등을 촉발한 바 있으나, 이번 조치는 달러화라는 글로벌 기축통화의 실질적 위상에 직접 충격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Gromen은 “중국이 세계 금융질서에서 점차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이는 단순한 무역 분쟁이 아니라 달러체제에 대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각국 반응도 신속하다. 미국은 전략적 자원 보호와 대체 공급망 구축을 서두르는 한편, 관세 정책 등으로 중국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국제금융시장은 달러 약세와 함께 금·가상자산의 강세로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글로벌 매체들도 이번 사안의 파장에 주목한다. 더 코비시 레터(The Kobeissi Letter)는 “달러화가 1973년 이후 최악의 연간 성적을 기록할 수 있으며, 올해 들어서만 10% 넘게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또 “2000년 이후 달러 구매력이 40% 가까이 감소했다”고 분석, 금과 비트코인 등 대안 투자자산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제사회 전문가들은 공급망 불안과 금속 가격 급등, 제조업 원가 상승 등 후폭풍이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달러 약세가 지속된다면, 비트코인과 금이 대체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러한 자산 가격 상승이 불안 심리·투기 행동과 맞물려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타난다.

 

한편, 경기둔화와 부동산 침체 등을 겪고 있는 중국의 3분기 GDP 성장률도 1년 내 최저치로 추락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중 갈등의 여진이 정책 대응의 유연성을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결국 이번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은 단순한 무역 마찰을 넘어 세계 금융과 공급망, 그리고 달러 중심 국제 질서의 중대한 전환을 촉진하는 계기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미중 간 가치 자원과 통화 패권을 둘러싼 외교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다해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중국#희토류#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