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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옛길 걷다 문득”…괴산에서 만나는 쉼과 자연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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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옛길 걷다 문득”…괴산에서 만나는 쉼과 자연의 시간

최동현 기자
입력

요즘은 조용한 자연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한적한 옛길을 걷고, 호숫가에서 잠시 쉬어가는 일이 이제 여행의 특별한 이유가 된다. 괴산은 깊은 산세와 맑은 물, 그리고 옛 정취가 남아 있는 풍경 덕분에 ‘쉼’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안식처로 떠오르고 있다.

 

충북 괴산군 칠성면에 자리한 산막이옛길은 혼잡한 도시를 벗어난 이들에게 가장 먼저 추천받는 산책로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소나무 숲의 그윽한 향과 호수 위로 번지는 청량함이 마음까지 맑게 씻는다. 평탄하게 이어진 길을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고, 중간중간 놓인 쉼터에 앉아 고요한 풍광을 바라보면 무심코 흘려보냈던 일상의 무게마저 자연스레 내려놓는다. 최근엔 이곳에서 찍은 사진이나 감상평을 SNS에 남기는 사람들이 많다. ‘자연 속 걷기’가 괴산을 찾는 이들의 하나의 인증이 된다.

문광저수지는 이 지역의 또 다른 명소다.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내보이는 저수지는 특히 가을이면 은행나무가 황금빛으로 물들어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든다. 조용히 펼쳐진 저수지 산책로를 걷고, 이른 아침 살랑거리는 물안개를 바라보면 순간의 감상에 잠기게 된다. 실제로 “아침 시간에만 느낄 수 있는 저수지의 신비로움은 평소와 또 다른 여유로움을 준다”는 방문객들의 후기도 이어진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여행 트렌드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자연 친화 여행지를 찾는 사람들의 비중이 꾸준히 느는 추세다. 힐링, 비움, 슬로우 트래블 같은 키워드에 대한 관심은 젊은 세대부터 가족 단위까지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다.

 

괴산의 한옥정원숲은 자연과 전통 건축의 미가 어우러진 공간이다. 계절 감각이 오롯이 느껴지는 정원과 고요한 한옥이 함께해, “괜히 숨을 크게 들이키고 싶어진다”는 후기가 남겨진다. 팜바라기 cafe와 쉼터청천처럼 답답한 실내가 아닌 넓고 시원한 야외 테이블에서 브런치나 수제 음료를 즐기는 문화도 이곳만의 매력이다. 강아지와 잠시 머물러 쉬거나, 아이들이 잔디밭을 뛰노는 모습은 도시에선 만나기 힘든 장면이다.

 

여행 칼럼니스트 이지은 씨는 “삶이 팍팍해질수록 자연은 스스로를 돌볼 수 있게 해주는 가장 큰 위안”이라고 표현했다.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도 “예전엔 익숙하게 느꼈던 고요함이 이제는 일부러 찾아 즐기는 특별함이 됐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가까운 데서 이렇게 마음이 풀어질 줄 몰랐다” “다시 일상에 뛰어들 힘을 얻는 곳”이라는 공감이 이어진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아는 사람만 찾아가던 시골의 조용한 장소들이 가족, 반려동물과 함께 떠나는 인기 여행지가 되고 있다.

 

괴산에서의 하룻밤, 혹은 짧은 산책이지만 그 안에서 삶을 다독이며 자신만의 속도로 걷는 일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하고 있다. 자연을 천천히 바라보고, 쉬어가는 시간—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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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산막이옛길#문광저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