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장동윤 첫 격돌, 피 냄새 스민 재회”…사마귀, 서늘한 열기→시청률 절정
고현정과 장동윤이 마주한 첫 순간, 공기는 단숨에 먹먹해졌다. SBS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이 방송을 시작하자마자 시청자의 마음을 거칠게 두드렸다. 새벽녘 숨죽인 도시 위로 번진 불안과 책임, 슬픔이 두 배우의 얼굴에서 서서히 물들어갔다.
‘사마귀’는 첫 회에서 전국 시청률 7.1%, 최고 8.7%를 찍으며 동 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금요일 밤을 사로잡은 이 범죄 스릴러는 베일을 벗자마자 깊은 잔상을 남겼다. 시청률과 함께 2049 시청층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하며 금요 미니시리즈의 새 기록을 썼다.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서늘한 기류는 이번 작품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끼게 했다.

첫 장면부터 얼어붙은 살인사건 현장이 펼쳐졌다. 경찰 최중호(조성하)가 힘겹게 시선을 두는 곳엔 과거 23년 전 연쇄살인범 정이신(고현정)과 닮은 흔적들이 아로새겨져 있었다. 사마귀라는 이름으로 악명 높았던 그 사건, 정이신이 남긴 상흔은 여전히 깊었다.
이윽고 경찰이 된 정이신의 아들 차수열(장동윤)은 한 아이를 구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엄마를 떠올렸다. 범죄자의 자식이라는 무거운 그림자 아래, 그는 옥상 위 극한의 위기와 외로움 속에서 아이에게서 옛 자기를 발견했다.
23년 만에 또다시 벌어진 사마귀 모방범죄로 인해 정이신의 존재가 소환됐고, 차가운 감옥 대신 연금주택에서 아들을 통해서만 수사 협조를 하겠다는 조건이 걸렸다. 평생 엄마를 증오해온 차수열과, 아들을 향한 복잡한 심경을 감춘 정이신. 두 사람은 마침내 재회했으나, 그 틈엔 그리움보다 분노와 날 선 긴장이 흘렀다.
정이신은 냉담한 말투로 “피 냄새? 난 좋아. 네가 태어날 때 나던 냄새잖니”라고 차수열을 자극했다. 차수열 역시 애써 흔들리는 감정을 숨기고 맞섰다. 서로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이 모자의 대화는 보는 이들의 숨을 막히게 했다.
마침내 정이신이 사건 현장을 살피기 시작하며, 음악에 기대어 비밀스레 흥얼거림을 이어갔다. 그녀의 흔들림에 분노한 차수열은 좀처럼 단서에 접근하지 못하는 듯 보였지만, 결국 엄마의 의미심장한 말에서 중요한 실마리를 잡았다. 화해 없이, 공조도 쉽지 않은 이 둘의 운명적 동행이 앞으로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호기심이 커진다.
‘사마귀’는 진저리치는 긴장과 섬세한 감정선을 겹겹이 쌓아 올리며 단숨에 금요일 밤을 압도했다. 2회는 오늘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