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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 윗선 결재 있었다”…구속된 통일교 전 간부 진술에 파장
정치

“정치자금 윗선 결재 있었다”…구속된 통일교 전 간부 진술에 파장

최영민 기자
입력

정치권과 종교계 간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이 정면 충돌했다.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가 윗선 결재 하에 정치권에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했다고 특검팀에 진술한 반면, 통일교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측은 강력히 이를 부인하고 있다. 특검 수사가 본격화되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31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윤모씨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최근 조사에서 정치권에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당시 교단의 간부진 결재에 따라 자금을 집행했다는 입장도 내놨다. 윤씨는 지난해 4∼8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백 등 고가 선물을 건넨 뒤 교단 현안과 관련한 청탁을 시도한 혐의로 실형에 처해졌다.

또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통일교 행사 지원 명목으로 정치권에 자금을 불법 전달한 사실도 특검 조사에서 드러났다는 점이 추가로 확인됐다. 윤씨는 자금을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등에게 건넸다고 진술하면서도, "모두 교단 윗선인 한학자 총재와 간부진의 결재를 받았다"며 책임 소재를 윗선에 집중시켰다. 이어 자금 출처 역시 본인 소유가 아닌 교단 자금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제가 통일교로부터 1억원대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통일교와 금전 거래나 부적절한 조직적 연계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권 의원은 피의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채 정보가 유포되는 데 유감을 표한 뒤, "수사 절차에 성실히 임해 진실과 결백을 증명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한편, 통일교 측 역시 공식 입장문을 통해 "교단 차원에서 특정인에게 불법 후원을 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특히 윤씨가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물품과 청탁을 전달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교단의 공식 지시가 아니라고 강변했다.

 

윤씨는 구속 직후 재차 소환돼 특검팀 조사를 받았다. 그는 조만간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법원이 구속의 적법성과 필요성, 석방 여부를 심사하게 된다.

 

특검팀은 윤씨 진술의 신빙성을 추가로 검증한 뒤, 한학자 총재를 비롯한 교단 간부들과 정치권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미 교단 상층부와 정치권 등 다수 인사를 대상에 올려 정밀 사실 확인에 돌입했다. 이날 국회와 정치권은 불법 정치자금 의혹을 두고 치열한 공방에 돌입했으며, 향후 특검 수사 결과에 따라 여론과 정국 지형이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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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윤모#권성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