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방 행정 다 거쳤다” 안승대, 내년 포항시장 출마 선언
정권 교체와 지방 권력 재편을 둘러싼 물밑 경쟁이 빨라지는 가운데, 경북 포항시에서도 차기 시장 자리를 두고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중앙과 광역을 넘나든 행정 관료 출신 인사가 포항으로 돌아와 정치 데뷔전을 예고하면서 지역 정치권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안승대 전 울산시 행정부시장(54)은 1일 경북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지방선거 포항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고향 포항을 무대로 첫 선출직 도전에 나서며 행정 전문가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안승대 전 부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중앙과 지방을 아우르는 다양한 행정 경험을 갖고 있고 인맥도 풍부한 만큼 그간 쌓은 경험과 지식을 고향의 발전을 위해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행정안전부와 광역자치단체를 오가며 쌓은 실무 능력이 포항 발전 전략 수립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전 부시장은 포항 대동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한 뒤 지방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행정안전부 자치행정과장과 지방행정국장을 지냈고, 서울특별시 민생사업경찰단장, 세종특별자치시 정책기획관, 울산광역시 행정부시장을 역임했다. 중앙 부처와 수도권, 세종시, 울산시를 두루 거친 이력으로 볼 때, 지방행정과 지역균형발전 정책 전반에 두터운 경험을 쌓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전 부시장은 포항시장에 당선될 경우 추진하겠다는 핵심 과제로 네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우선 기업하기 좋은 도시 조성을 첫 번째 공약으로 내걸었다. 투자 인허가 절차 간소화, 산업단지 인프라 확충, 규제 정비 등을 통해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도 전면에 올렸다. 포항 경제를 지탱해 온 철강산업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친환경 전환의 압박을 받는 만큼,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과 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그는 포항을 철강 기반 신산업 거점으로 재도약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울산광역시, 경주시, 포항시가 함께 맺어온 해오름동맹 강화도 공약에 포함됐다. 안 전 부시장은 울산시 행정부시장으로 재직한 경험을 바탕으로, 동해안 권역 대형 프로젝트 공동 유치, 관광·문화·에너지 분야 광역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해오름동맹의 실질적 성과를 포항으로 끌어오는 교량 역할을 자임한 셈이다.
도시구조 재설계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그는 포항의 인구 구조 변화와 산업 지형 변화에 맞춰 도시공간을 재편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도심 재생, 교통망 재정비, 주거와 산업·문화 공간의 균형 배치를 통해 미래 지향적 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포항 지역 정치권에선 행정 관료 출신인 안 전 부시장의 출마 선언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그가 중앙과 광역에서 쌓은 정책 네트워크를 무기로 여야 공천 경쟁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지역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다만 그의 울산시 행정부시장, 세종시 정책기획관 등 이력으로 미뤄봤을 때, 영남권과 중앙행정 라인을 두루 아우르는 인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포항 시장 후보군과는 다른 정치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포항 지역 경제계와 시민사회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 조성과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구상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기 둔화와 인구 감소로 도시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현장의 문제의식이 커진 만큼, 행정 전문가 출신 후보가 제시하는 성장 전략이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포항시장 자리를 둘러싼 정치권 움직임은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각 정당은 공천 경쟁 구도와 지역 민심 흐름을 면밀히 살피며 후보군 정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은 포항 경제·산업 정책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고,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경력과 비전을 비교하며 치열한 선택에 나설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