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위키드 콘서트 효과 웨이브 해외시리즈 가입 견인
글로벌 IP 기반 콘서트 실황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의 신규 유료 가입을 직접 견인하는 사례가 나왔다. 극장 개봉과 OTT 독점 공개를 맞물린 크로스 플랫폼 전략이 유료 전환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작동하면서, 국내 OTT가 글로벌 메이저 스튜디오와의 협업을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흐름도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대형 영화·뮤지컬 IP를 둘러싼 콘서트와 비하인드 영상이 국내 OTT 가입 경쟁의 핵심 무기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웨이브는 19일 독점 공개한 위키드 원더풀 나이트 콘서트가 공개 일주일 만에 올해 웨이브 전체 해외시리즈 타이틀 가운데 유료 가입자 견인 1위에 올랐다고 28일 밝혔다. 유료 가입자 견인 1위라는 표현은 특정 콘텐츠를 보기 위해 신규로 결제하거나 무료 이용자에서 유료로 전환한 비중이 가장 높았다는 의미다. 이 콘서트는 공개 직후부터 9일 연속 해외시리즈 카테고리에서 가입 기여 1위를 유지하며 플랫폼 내 핵심 가입 유인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위키드 원더풀 나이트 콘서트는 영화 위키드 포 굿 주연 배우들의 라이브 무대, 토크, 촬영 비하인드 등을 담은 스페셜 쇼다.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가 출연해 LG 돌비 극장에서 37인 편성의 라이브 오케스트라와 함께 뮤지컬 위키드 대표곡을 새롭게 편곡한 라이브 버전으로 선보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뮤지컬 넘버를 영화 캐스팅과 대규모 오케스트라로 재해석한 실황 포맷이 영화 팬과 공연 팬을 동시에 흡인하는 구조다.
웨이브는 영화 위키드 포 굿 국내 개봉일에 맞춰 해당 콘서트를 OTT 독점으로 공개하는 동시 전략을 택했다. 극장 개봉과 OTT 서비스가 시간차 없이 이어지며 동일 IP에 대한 관심을 상호 증폭하는 구조로, 극장과 OTT에서 위키드 관련 콘텐츠 소비가 동시에 확대되는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전통적인 윈도 배급 방식이 개봉 후 수개월 뒤 OTT로 넘어가던 것과 비교하면, 개봉 시점을 기점으로 극장과 온라인이 병렬적으로 수익화를 시도하는 모델에 가깝다.
플랫폼 이용자 행태를 보면 신규 관객과 기존 관객으로 분화된 소비 경로가 형성되고 있다. 아직 뮤지컬과 영화를 접하지 않은 이용자는 콘서트 영상을 통해 작품의 분위기와 주요 넘버, 신곡 일부를 먼저 체험한 뒤 극장 관람 여부를 결정하는 사전 체험 채널로 활용하는 양상이다. 반대로 이미 극장에서 영화를 본 이용자는 콘서트와 비하인드 클립을 통해 캐릭터와 음악에 대한 몰입을 연장하며, 극장 경험을 OTT에서 재소비하는 후속 채널로 쓰는 구조다. 이처럼 하나의 IP가 사전 체험과 사후 확장 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전환율 개선에 기여하는 셈이다.
웬만한 드라마 시리즈나 장편 영화가 아닌 콘서트 실황이 해외시리즈 카테고리 유료 가입 견인 1위에 오른 점은 OTT 콘텐츠 전략 측면에서도 의미를 가진다. 통상 해외시리즈 카테고리는 장편 드라마, 리얼리티 쇼, 장르물 등이 가입을 견인해 왔으나, 이번 사례는 뮤지컬과 영화 사이에 위치한 하이브리드 포맷이 가입 유입을 주도한 첫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러닝타임이 비교적 짧고 제작 리스크가 낮은 콘서트형 콘텐츠가 대형 IP와 결합할 경우, 비용 대비 높은 가입 유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대형 IP를 활용해 극장 개봉과 스트리밍을 연계하는 전략은 강화되는 추세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대형 프랜차이즈 영화 개봉 직전 온라인 콘서트, 캐스트 토크 쇼, 프리미어 라이브 스트리밍을 활용해 팬덤 결속을 높이는 시도가 늘고 있다. 국내에서 웨이브가 위키드 콘서트를 해외시리즈 내 최상위 가입 견인 타이틀로 올려놓은 것은, 동일한 전략이 한국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
웨이브 관계자는 극장 관람 전후로 웨이브에서 위키드 원더풀 나이트 콘서트를 함께 즐기려는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신규 유료 가입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메이저 스튜디오와의 협업을 확대해 다양한 스페셜 콘텐츠를 선보이고 해외시리즈 라인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 OTT 사업자들이 오리지널 시리즈뿐 아니라 콘서트, 비하인드, 스페셜 클립 등 부가 포맷에까지 협업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전략 전환을 시도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업계에서는 위키드 사례가 향후 대형 뮤지컬과 블록버스터 영화 개봉 시, 콘서트 실황과 제작 비하인드 영상이 극장과 OTT를 잇는 표준 패키지로 자리잡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극장 매출만으로는 제작비를 회수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만큼, OTT와의 동시 협업을 통해 수익원을 다각화하는 것이 필수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위키드 콘서트가 보여준 OTT 가입 견인 효과가 다른 글로벌 IP에서도 재현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런 시도가 국내 플랫폼의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