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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위해 발사 연기 결정"…이노스페이스, 한빛 나노 상업발사 내달 17일로 조정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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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발사체 상업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민간 기업 이노스페이스가 첫 상업발사 일정 조정이라는 변수를 맞았다. 발사체 성능은 정상으로 평가됐지만, 항전장비에서 포착된 미세 이상 신호가 변수로 떠오르며 안전성과 신뢰도를 둘러싼 기술 검증 과정이 한층 길어지는 양상이다.  

 

이노스페이스는 11월 21일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상업 발사체 한빛 나노의 첫 상업발사 임무 스페이스워드 일정을 브라질 현지시간 11월 22일에서 12월 17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발사 가능 기간은 현지시간 기준 12월 16일부터 22일까지로 설정됐다.  

당초 이노스페이스는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11월 22일 오후 3시, 한국시간으로 11월 23일 오전 3시에 한빛 나노 발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브라질 공군과 공동으로 수행한 항전장비 에비오닉스 점검 과정에서 지상 시스템과의 연동 시험 중 신호처리기 일부 구간에서 간헐적인 미세 이상 신호가 확인돼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노스페이스는 항공기 이용 비행 환경에서 비행 영상과 계측, 항법 데이터 송신, 비행 위치 추적 등 기능을 점검한 결과 발사체의 주요 기능 간 연동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정 구간 신호에서 미세 이상이 반복적으로 포착되면서, 발사 일정 유지보다 원인 규명과 보완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노스페이스와 브라질 공군은 발사 성공률과 임무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추가적인 정밀 점검과 보완 분석을 수행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양 기관은 현지 발사 인프라와 데이터 분석 역량을 활용해 이상 신호의 원인과 재발 가능성을 면밀히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보다 앞선 11월 18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 한빛 나노 발사 전 최종 시험 WDR Wet Dress Rehearsal은 계획대로 마무리됐다. 조립동에서 발사체를 발사대로 이동시키고, 발사 준비와 발사 시퀀스 검증, 발사 후 발사대 리커버리 단계까지 실제 발사와 동일한 절차로 시험을 진행한 결과 발사체와 지상 계통의 준비 상태가 양호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브라질 공군도 이번 일정 조정이 발사 실패 우려가 아닌 표준적인 안전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호제리오 모레이라 카조 브라질 공군 대령은 “이번 발사 일정 조정은 우주 발사체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반적 절차”라며 “후퇴가 아닌 보다 안정적이고 견고한 발사를 위한 기술적 확인 기회를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노스페이스는 상업 고객과의 계약 이행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안전 관련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예기치 못한 임무 기간 연장에 대해 송구스러운 마음이며, 이번 결정은 발사센터가 제공한 데이터 분석 결과에 기반해 신호 처리 시스템이 임무 수행에 필요한 신뢰성 기준을 충족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또 “항전장비 점검 과정에서 확인된 통신 신호의 간헐적 이상 현상은 발사 임무와 공공 안전과 관련될 수 있는 만큼, 브라질 공군과 긴밀히 협력해 필요한 보완 조치를 철저히 시행하고 발사 임무를 책임감 있게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발사 일정이 다소 늦춰졌지만, 기술 검증을 통해 향후 상업 발사 서비스 전반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우주 발사체 기술은 초고위험 영역으로 분류되는 만큼, 민간 기업의 상업 발사에서도 국가 군 당국과의 공조와 다단계 안전 검증이 필수 수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노스페이스와 브라질 공군은 추가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한빛 나노 발사 준비를 다시 점검할 계획이며, 발사 윈도우가 열리는 12월 중순을 목표로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정치권도 향후 국내 민간 우주산업 지원 정책과 연계해 상업 발사 성과를 주시할 것으로 보이며, 정부는 향후 민간 발사체 기술 검증과 해외 발사 인프라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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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스페이스#한빛나노#브라질공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