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68·박정희 62”…전직 대통령 공과 인식, 윤석열엔 77 잘못 많다
전직 대통령의 공과 평가를 둘러싼 인식 갈등과 세대 차가 다시 부각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이 긍정 평가 상위권에 오른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부정 평가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정치적 성향과 시대 경험에 따른 전직 대통령 이미지는 여전히 한국 정치의 뿌리 깊은 분열 구조를 반영하고 있다.
한국갤럽은 2025년 11월 25일부터 2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전직 대통령 11인의 공과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으로서 잘한 일이 많다는 긍정 평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68%로 가장 높았고, 박정희 전 대통령 62%, 김대중 전 대통령 60%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김영삼 전 대통령은 42%, 이명박 전 대통령은 35%, 문재인 전 대통령은 33%가 잘한 일이 많다고 답했다. 다만 재임 시기가 오래될수록 세대별 기억의 격차가 커지는 만큼, 응답자의 연령과 정치적 성향에 따른 평가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잘못한 일이 많다는 응답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77%로 가장 높게 집계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68%, 박근혜 전 대통령은 65%가 잘못한 일이 많다고 답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50%, 이명박 전 대통령은 46%, 문재인 전 대통령은 44%가 부정 평가를 내렸다.
조사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등 11명을 대상으로 각각의 공과를 나눠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자는 대통령별로 잘한 일이 많다와 잘못한 일이 많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2점 척도로 응답했다.
한국갤럽은 일부 전직 대통령의 경우 2012년, 2015년, 2021년, 2023년 조사와 비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에서는 직전 수치가 함께 제시되지 않아 긍정·부정 인식의 증감 폭은 공개하지 않았다. 조사 기관은 재임 당시 시대적 상황과 이후 정치 환경 변화에 따라 전직 대통령의 공과 평가가 유동적으로 재편되는 경향이 있다고 부연했다.
역대 대통령에 대한 인식은 응답자의 정치 성향, 사회·경제적 경험, 지역과 세대 배경에 따라 크게 갈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민주화와 권위주의, 경제 성장과 인권, 남북 관계와 복지 확대 등 각 정권의 핵심 의제가 달랐던 만큼, 공과를 둘러싼 평가는 세대별 역사 인식 논쟁과도 맞물려 반복해서 재부상해 왔다.
최근 현직 대통령과 과거 정권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잦아지면서, 전직 대통령의 공과를 다시 소환하는 정치권의 언급도 잦아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긍정 평가 구도, 그리고 군사정권 및 탄핵·탄압과 연관된 전두환·박근혜 전 대통령의 높은 부정 평가는 향후 정쟁의 기준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기간은 2025년 11월 25일부터 27일까지였으며, 표본 크기는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천 명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플러스마이너스 3.1%포인트, 응답률은 11.9%로 집계됐다. 정치권은 전직 대통령 공과 인식의 흐름을 향후 선거 전략과 국정 평가 논쟁에 반영할 것으로 보이며, 관련 논의는 다음 정국에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