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꽃부터 가족불꽃까지”…세대를 잇는 우애, 의좋은 형제 축제에서 빛나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가족과 함께 걷는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예전엔 축제가 번잡한 일탈로 여겨졌지만, 이젠 평범한 하루에 우애와 정을 새기는 자리가 되고 있다.
충남 예산군 대흥면에 마련된 ‘의좋은 형제 축제’ 현장에서는 ‘효와 우애, 우정’이라는 주제가 자연스럽게 일상에 스며든다.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에 몰두하거나, 볏짚미로를 걷고, 가족이 손을 모아 땅짚다 게임을 하는 모습이 푸근하다. 현장에 모인 사람들은 “이런 순간은 그저 흘러가는 시간이 아쉽다”고 느꼈다. 버스킹 공연과 대흥아리랑이 흘러나오던 오후, “짧지만 진한 정이 마음에 남았다”는 부모의 말처럼, 축제 곳곳이 과거의 기억과 오늘의 환한 미소로 연결된다.

이런 변화는 지역 경제와 문화적 흐름에서도 나타난다. 최근 농촌 지역 축제 참여가 증가하고, 가족 단위 방문이 3년 전보다 15%가량 늘었다는 통계도 눈에 띈다. 시장과 아트마켓에선 지역 농특산물과 수공예품이 인기리에 팔려, 현지 주민들에게도 소소한 활력이 되고 있다.
축제 전문가 이지훈 씨는 “도심의 빠른 시간과 달리, 이런 마을 잔치는 세대간 거리를 좁히고, 관계의 온기를 지키는 일종의 사회적 연습장”이라 표현했다. 실제 지역민들은 축제를 ‘이웃과의 약속’을 틀에 넣는다며, “마을 아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시간이 문득 귀하게 다가온다”고 고백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가족들과 불꽃놀이를 보며 마음이 몽글해졌다”, “전통이 무겁지 않고, 오히려 지금 내일상에 친근하게 녹아든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방문객들은 “이젠 축제도 동네 오래된 이야기처럼 편하게 느껴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래된 우애의 이야기에 오늘의 시간과 감정이 겹쳐지는 축제 현장. 이곳에서의 따스한 경험은 그저 잠깐 머무는 이벤트가 아니다. 슬로시티의 정취, 가족의 큰 환호, 잔잔한 대화 모두 조용히 오래 간직할 소중한 기억이 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