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보현산 만세운동 독립운동가 37인”…이완섭 시장, 명예 회복·포상 추진
1919년 4월 8일, 충남 서산시 운산면에서 펼쳐진 보현산 횃불 만세운동이 105년 만에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다. 서산시와 독립기념관이 협업해 발굴한 수형기록에서 당시 만세운동에 참여해 일제에 의해 형벌을 받은 지역 주민 37명의 명단이 최초로 공식 확인됐다.
11일 서산시에 따르면, 양 기관은 ‘광복 80주년 기념 보훈문화 확산’을 목표로 지난 5월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일제강점기 작성 공문서 및 지역 자료에 대한 본격 조사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 시청 문서고에 보관됐던 ‘수형인명표 폐기목록’에서 태 90대 형을 받은 운산면 태봉리 주민 19명, 용현리 주민 18명 등 총 37명이 확인됐다. 이들은 보안법 위반으로 서산경찰서장 즉결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보현산 횃불 만세운동은 최대 3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져 왔으나, 일반 참여자들의 실명과 출생연도, 거주지, 구체적인 형벌이 공문서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세운동을 주도해 이미 정부로부터 대통령표창을 추서받은 이봉하, 허후득, 나상윤, 황군성, 오인탁, 정원백 선생 등에 이어, 무명 독립운동가들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난 셈이다.
서산시는 수형인명표에서 밝혀진 37명과, 추가 문헌조사를 통해 확인된 3명의 독립운동가도 포함해 이들을 국가보훈부 포상 후보로 추천했다. 이에 따라 미처 조명받지 못했던 지역 독립운동가들의 역사적 명예 회복과 포상, 선양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치권과 지역사회에서도 이번 발굴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이번 발굴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 지역 독립운동가의 헌신을 조명하고 역사적 명예를 회복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독립기념관과 연계해 독립운동 사적지 활성화, 학술 교류 확대 등 다양한 선양 사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굴을 계기로 서산시는 독립운동 사적지에 대한 보존과 계승, 관련 자료 연구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역시 지역 독립운동가 발굴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