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019년 美 특수작전 시도 후 스파이 대거 색출”…북미 신뢰 흔들 속 접촉은 지속
미국 특수부대의 도청 작전이 실패로 끝난 2019년, 북한 정권은 내부 스파이 색출·제거에 나서며 북미 간 불신이 극에 달했다. 그러나 빈번한 접촉과 정상회담은 계속 이어졌고, 공식적 충돌은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의 도청 작전 보도 이후 정부 소식통 발언이 전해지면서, 북미 정상 간 신뢰와 공작전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지난 9일 뉴욕타임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기 행정부가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국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도청을 시도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당시 NYT에 언급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북한이 해당 시점에 대규모 스파이 색출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번에 보도된 내용의 진위는 알 수 없다”고 전제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이 운영하던 북한 내 휴민트(인적 정보망)는 이때 심각한 타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스파이 색출에 성공하면서 내부 보안 체계를 강화했으며, 동시에 미국의 첩보망에 오류를 남겼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북한이 뉴욕타임스의 이번 보도 내용을 이미 2019년에 인지했다면, 오히려 북미대화의 공식적 기조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불신을 품으면서도 2019년 2월 하노이, 같은 해 6월 판문점에서 추가 정상회담을 가졌다. 즉, 군사적 첩보전에 대한 대응과 별개로 외교적 만남은 유지됐다는 것이다.
한 당국자는 "2019년 미국의 도청 작전이 북한의 불신을 자극했지만, 그해 6월에도 북미가 판문점에서 다시 만났다"며, "외교적 접촉은 중단 없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미국 군사작전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점 역시 특기할 만하다. 뉴욕타임스 보도와 관련해 북한은 6년이 흐른 지금까지 별다른 언급 없이 침묵을 지켜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최근 언론 질문에 "난 아무것도 모른다. 지금 처음 듣는다"고 선을 그으며 거리를 뒀다.
한편,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7월 담화에서 “우리 국가수반과 현 미국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고 언급해, 북미 대화의 여지는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보도가 북미 관계의 이면을 드러내는 일대 계기가 됐다며, 향후 북미 간 전략적 신경전과 대화 재개 움직임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남북 및 북미 대화의 재개와 각국 첩보전 대응 방안을 신중히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