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휴대폰 안 바꿔줘서 불질러”…광주 아파트 방화 여중생, 구속영장 신청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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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중학생이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사건으로 다수의 주민이 대피·부상을 입는 일이 발생하며 청소년 범죄 대응과 주거 안전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찰은 방화 혐의를 받는 여중생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22일 자기 집에 불을 지른 혐의(현주건조물방화)로 여중생 A양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20일 오후 10시 52분께 광주 북구 동림동 소재 한 아파트 3층에서 발생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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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A양은 당시 자신의 방으로 추정되는 작은방에서 라이터를 이용해 이불에 불을 붙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불은 실내에서 시작해 연기를 다량 발생시키며 위층과 인근 세대로 확산될 위험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화재로 아파트 주민 17명이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약 70여 명이 소방당국의 구조를 받거나 자력으로 긴급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서 추산 재산 피해 규모는 약 1천만원이며, 불은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20여 분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조사 결과 A양은 보호자가 소셜미디어(SNS)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로 교체해주지 않는 것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 간 갈등이 동기가 된 것으로 보이며, 정확한 경위와 과정은 추가로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A양은 과거에도 다른 혐의로 보호 감찰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러한 전력과 이번 사건의 피해 규모, 재범 우려 등을 고려할 때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고 구속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현재 경찰은 화재 당시 정확한 발화 지점과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소방당국과 함께 합동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동시에 A양과 보호자를 상대로 구체적인 갈등 경위, 사전에 방화를 계획했는지 여부, 정신건강 및 생활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을 두고 일선 현장에서는 청소년의 충동적 범죄가 다수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정 내 갈등이 극단적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초기 개입과 상담, 치밀한 보호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찰은 “거주 중인 건물에 불을 지른 행위인 만큼 중형이 가능한 중대한 범죄에 해당한다”며 “피해 주민 진술과 CCTV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필요 시 소년보호절차와 병행해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추가 피해 여부와 구조적 안전 문제 가능성을 점검하면서, 화재 경위를 계속 조사 중이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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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a양#광주북부경찰서#현주건조물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