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다크 판타지 MMORPG 모바일로”…그라비티, 레퀴엠M CBT 개시

장서준 기자
입력

다크 판타지 세계관을 내세운 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가 모바일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게임 기업 그라비티가 하드코어 PC 온라인 게임 레퀴엠 온라인의 정체성을 계승한 모바일 MMORPG 레퀴엠M의 국내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시작하면서다. 업계는 레거시 온라인 게임 지식재산권을 모바일로 확장하는 시도가 이용자 충성도와 수익 구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그라비티는 테스트 기간 동안 적극적인 피드백 수집과 이벤트 운영을 병행해 정식 출시 전 서비스 안정성과 과금 구조, 콘텐츠 완성도를 점검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라비티는 17일 레퀴엠M의 국내 CBT를 개시해 24일까지 일주일간 테스트를 진행한다. 참여를 원하는 이용자는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의 테스트플라이트를 통해 게임을 설치한 뒤 접속할 수 있다. 이번 테스트는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레퀴엠M의 핵심 전투 시스템과 성장 구조, 서버 안정성, 경제 시스템 등을 검증하는 목적이 크다.  

레퀴엠M은 원작 레퀴엠 온라인을 모바일 환경에 맞춰 재구성한 레퀴엠 지식재산권 최초의 모바일 게임이다. 캐릭터와 세계관, 전반적인 다크 판타지 분위기 등 원작의 핵심 요소를 적극적으로 계승하는 한편 모바일 이용 패턴에 맞춰 빠른 레벨 업과 간편한 조작 체계를 내세운다. 특히 파티 플레이와 협동 공략 중심의 다양한 던전, 이용자 간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길드 콘텐츠를 강화해 코어 게이머층을 공략한다.  

 

눈에 띄는 특징은 게임 내 거래소 설계 방향이다. 그라비티는 재료 아이템부터 캐릭터까지 폭넓게 거래가 가능한 제약 없는 거래소를 표방하고 있다. 이는 모바일 MMORPG에서 일반적으로 도입되는 부분 유료화 기반 경제 시스템을 확장해, 이용자의 플레이 시간을 자산화하는 구조를 노린 시도로 풀이된다. 거래 가능한 범위를 넓히면 게임 내 경제가 활발해지고 장기 접속 인센티브가 커지는 반면, 과도한 시세 변동과 계정 거래, 보안 이슈 등 관리 과제가 늘어날 수 있어 정식 서비스 전 테스트 단계에서 세밀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세계관 설정은 다크 판타지 정체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세계의 균형이 무너진 뒤 수많은 종족이 몰락한 폐허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투를 벌인다는 서사를 전면에 내세운다. 이용자는 잔혹한 전장과 변형된 생명체가 등장하는 배경 속에서 생존과 성장을 병행하는 구조를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어두운 분위기와 하드코어 전투 난이도는 대중적 취향보다는 특정 마니아층을 겨냥한 기획으로 해석된다.  

 

그라비티는 CBT 기간 동안 이용자 참여를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보상형 이벤트를 운영한다. 테스트에 접속하는 이용자에게는 매일 한 차례 크리처 각성석과 탈것 등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아이템을 제공해 초반 진입 장벽을 낮춘다. 일정 활약도 포인트를 달성한 이용자는 추가 보상도 받을 수 있어 게임 내 주요 콘텐츠를 넓게 체험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하루 세 차례 발송하는 푸시 알림 보상도 마련했다. 이용자는 푸시를 통해 각기 보석 1000개, 완전한 센티넬 DNA 샘플 2개, 150퍼센트 경험치 물약을 지급받는다. 모바일 게임 수명 주기에서 푸시 알림은 재접속을 유도하는 핵심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는 점에서, 그라비티가 초반 유지율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과도한 푸시 사용은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어, 정식 서비스 시점에는 이용자 반응을 반영한 조정이 필요할 전망이다.  

 

CBT 이후에는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한 정성 데이터도 수집한다. 그라비티는 테스트 플레이를 완료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참여자에게는 정식 론칭 이후 사용할 수 있는 각종 아이템을 제공할 계획이다. 개발사는 설문을 통해 전투 밸런스, 과금 구조, UI 편의성, 콘텐츠 밀도 등에 대한 이용자 의견을 확보해 정식 버전에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레퀴엠M은 그라비티의 대표 지식재산권인 라그나로크 시리즈와의 연계 마케팅도 병행한다. CBT 참여 후 설문조사에 응한 이용자 중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라그나로크 제로 이용자에게는 크로스 이벤트 보상이 제공된다. 서로 다른 타이틀 간 보상을 연동하는 방식은 기존 이용자 풀을 새로운 게임으로 유입시키는 동시에, 전체 포트폴리오 체류 시간을 늘리는 수단으로 게임 업계에서 활용돼 왔다. 그라비티 입장에서는 다수 IP 간 상호 보강 구조를 통해 라이프사이클이 긴 라이브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유저 피드백 수집 채널도 다각도로 열어두고 있다. 레퀴엠M 공식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는 우수 피드백을 선정해 보상을 제공하고, 퀴즈 이벤트와 CBT 후기 소셜미디어 인증 이벤트도 진행한다. 오픈 채팅 기반 피드백은 개발팀이 패치 우선순위를 판단하는 데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는 반면, 소수 의견이 과대 대표될 가능성도 있어 추가적인 통계 데이터와 병행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모바일 게임 시장은 이미 대규모 MMORPG 장르 간 경쟁이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이다. 국내외 기업들은 오픈 필드 전투, 자동 사냥, 성장형 뽑기 등 유사한 구조에서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해 IP 경쟁력과 세계관, 아트 스타일에 집중하는 흐름을 보여 왔다. 레퀴엠M은 다크 판타지라는 색채와 하드코어 지향 전투, 제약이 적은 거래소 구조를 전면에 내세워 다른 판타지 MMORPG와의 차별화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레거시 온라인 게임 IP의 모바일 전환이 단기 매출뿐 아니라 장기 이용자 관계 관리와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도 중요해졌다고 평가한다. 레퀴엠M CBT 결과는 향후 그라비티의 IP 활용 전략과 모바일 포트폴리오 재편 방향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산업계는 하드코어 지향 모바일 MMORPG가 국내외 시장에서 어느 정도 지불 의사와 이용자 체류 시간을 확보할지, 그리고 제약이 적은 거래소 설계가 실제 서비스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장서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그라비티#레퀴엠m#레퀴엠온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