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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지역 미래 그린다…LG헬로, 청소년 미디어 교육 강화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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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청소년 미디어 교육이 지역 기반 인재 양성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학생들이 직접 기획부터 촬영, 편집, AI 활용까지 전 과정을 경험하면서 지역 사회 이슈를 스스로 해석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프로그램이 디지털 격차 해소와 책임 있는 AI 활용 문화 정착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LG헬로비전은 시청자미디어재단과 함께 추진한 2025 헬로 미디어 캠프 AI로 그린 로컬 영상제 시상식을 지난 22일 개최했다. 올해 프로그램에는 인천 지역 초·중·고 6개교에서 43명의 학생이 참여해 지역을 주제로 한 AI 기반 로컬 콘텐츠를 선보였다. 참가자들은 캠프 기간 동안 기획과 촬영, 편집은 물론 생성형 인공지능 도구 활용까지 미디어 제작 전 과정을 스스로 수행했다.

교육 과정은 지난 10월부터 시청자미디어재단 인천센터에서 진행됐다. 학생들은 스토리 개발, 영상 제작 실습과 함께 텍스트 프롬프트를 활용한 이미지·영상 생성형 AI 도구 사용법을 익혔다. 동시에 AI 윤리 교육을 통해 저작권, 개인정보, 알고리즘 편향 등 핵심 쟁점을 학습했으며, 책임 있는 디지털 활용을 약속하는 서약서를 직접 작성해 실천 의지를 다졌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도구 교육에서 나아가 학생들이 지역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해결 스토리를 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영상제에는 총 7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인천서창초등학교의 친구가 필요해가 LG헬로비전상을 수상했다. 작품은 지역을 떠나는 친구들을 바라보는 초등학생의 시선을 중심으로, 계절 변화와 동네 풍경을 생성형 AI로 구현해 현실 촬영 영상과 합성하는 방식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AI가 생성한 배경 이미지를 활용해 지역의 과거와 미래 모습을 대비시키고, 대통령께 보내는 편지라는 내레이션 구조를 통해 학생들이 바라는 지역의 미래를 담아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수상작들은 모두 AI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스토리텔링 보조 수단으로 배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 촬영 영상 위에 AI로 만든 그래픽과 텍스트를 덧입히거나, 시간대별 상징 이미지를 생성해 컷 사이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 같은 구성 방식이 학생들에게 AI를 창작을 돕는 협업 도구로 인식하게 하고, 저작권 의존도를 줄이는 대안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른 학교들의 작품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지역 변화를 조명했다. 계산여자고등학교는 시청자미디어재단상을, 구산중학교는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상을 각각 받았다. 인천청호중학교와 선인고등학교는 미래미디어인재상, 부평여자고등학교와 선인고등학교는 로컬크리에이터상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팀은 인구 감소, 상권 이동, 청년 일자리와 같은 지역 현안을 주제로 삼고, 지도형 그래픽과 시나리오 기반 인터뷰 영상을 AI 이미지와 결합해 다양한 형식의 로컬 다큐멘터리를 시도했다.

 

참가 학생들의 체감도는 높은 편이다. 헬로 미디어 캠프에 참여한 구산중학교 최하늘 학생은 AI는 기술 그 자체보다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며 지역의 미래를 고민하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장 경험 중심의 AI 교육이 단기 코딩 교육보다 실제 활용 역량을 키우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교육 기획 측은 프로젝트 기반 학습 구조를 전면에 도입했다. 교육을 맡은 지권섭 인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이번 캠프는 팀별 프로젝트 기반 학습 방식을 적용해 학생들이 협력하며 스스로 결과물을 완성하도록 지원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를 활용한 미디어 교육이 기술 습득을 넘어 지역소멸 같은 사회 문제를 스스로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부 팀은 인천 원도심 상권 변화나 학교 인근 재개발 사업을 주제로 삼아, 지도 데이터와 통계 그래픽을 AI 시각화 도구로 가공해 지역 소멸 위험을 시청자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택했다.

 

LG헬로비전은 이번 프로그램을 향후 지역 밀착형 ESG와 인재 육성 전략의 한 축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업을 추진한 노성래 LG헬로비전 대외협력과 ESG실장은 학생들이 만든 콘텐츠에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진하게 느껴졌다고 평가하며 AI 시대에 필요한 창의력과 문제 해결력을 키울 수 있도록 앞으로도 양질의 미디어 교육을 지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기반 통신·미디어 기업이 AI 교육과 결합한 로컬 콘텐츠 제작 생태계를 뒷받침할 경우, 청소년층이 데이터와 알고리즘 이해도를 높이고 지역 의제를 발굴하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생성형 AI가 교육 현장에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 사례처럼 윤리 교육과 지역 커뮤니티 이슈를 동시에 다루는 프로그램이 안전한 도입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학생들이 직접 스토리와 데이터를 설계해 AI 도구에 입력하는 경험은 향후 고급 AI 서비스 이용 시에도 기술에 종속되지 않고 비판적으로 활용하는 태도를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계는 이 같은 로컬 기반 AI 미디어 교육 모델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며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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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헬로비전#헬로미디어캠프#생성형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