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2천254억원 천검 2차 양산 계약…육해공 정밀타격 전력 확대
국산 정밀타격 능력 확충을 둘러싸고 방위사업청과 방위산업체가 다시 맞붙었다. 국내 첫 독자 개발 공대지유도탄 천검의 추가 양산 물량이 확정되면서, 향후 상륙공격헬기 등으로의 확산 여부가 안보정책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일 방위사업청과 소형무장헬기 LAH용 공대지유도탄 천검 2차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2천254억원이며, 천검 유도탄과 발사대 등이 포함됐다. 납품 기한은 2028년까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체결한 1차 양산 계약 1천623억원까지 포함해 천검 양산 물량 총 3천877억원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소형무장헬기 전력화 속도와 더불어, 국내 유도탄 산업 기반도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방위사업청은 현재 개발 중인 상륙공격헬기에 천검 탑재를 추진하고 있다. 상륙작전 시 해상·연안 목표 정밀타격 수요가 커지는 만큼, 소형무장헬기와 상륙공격헬기를 아우르는 공중 플랫폼 간 무장 계열화가 핵심 과제로 부상한 상황이다. 군 안팎에서는 상륙공격헬기 사업 방향에 따라 천검 추가 양산과 성능 개량 여부가 좌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천검은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한 공대지유도탄이다. 국방과학연구소 ADD가 연구개발을 주관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시제업체로 참여해 2022년 개발을 마쳤다. 이중모드 탐색기를 적용해 주야간 운용이 가능하며, 국산 플랫폼에 최적화된 통합 설계가 특징으로 꼽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헬기 탑재용으로 개발된 천검의 운용 영역을 넓히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유인 지상차량과 무인지상차량에서도 천검을 활용할 수 있도록 발사 플랫폼을 다양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상 전력과 공중 전력을 연계해 통합 타격망을 구축하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또 보병전투장갑차, 전차 등의 포탑에 탑재하거나 보병이 직접 운용할 수 있는 소형·경량형 유도탄 천검 L 개발도 진행 중이다. 보병과 기갑전력에 동시 제공되는 직사·간접 타격 능력 확보는 지상군 전투 개념 재편과도 맞물려 있어서, 향후 군의 전력 구조 개편 논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천검의 안정적인 양산을 지원하고 플랫폼을 다양화해 대한민국 군 전력 다각화에 기여하고 고객 맞춤형 수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검 계열 유도탄이 중동·동남아 등으로 수출된 다른 한국형 유도무기 사례를 뒤따를 수 있을지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천검 2차 양산을 계기로 소형무장헬기 전력화와 상륙공격헬기 사업을 연계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군은 향후 합동전력 차원에서 천검 플랫폼 다변화와 수출 성과를 종합 검토해, 차기 정밀타격 체계 사업 구상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