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수당 청구 23만6천건으로 급반등”…미국, 고용 냉각 속 경기·통화정책 변수 부상
현지시각 기준 12월 11일, 미국(USA) 워싱턴에서 발표된 주간 실업지표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급증을 보여 주며 고용시장 둔화 논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고용 과열에서 점진적 냉각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 속에 투자자들은 이번 수치를 향후 경기 흐름과 통화정책 전환 시점을 가늠할 핵심 단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미국 노동부는 11일(현지시각) 11월 30일부터 12월 6일까지 한 주 동안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만6천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직전 주 19만2천건에서 4만4천건 늘어난 수치로, 주간 기준으로 지난 9월 첫째 주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노동부는 증가 폭만 놓고 보면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간 신규 청구는 다우존스 집계 전문가 전망치 22만3천건도 웃돌았다. 시장 예상보다 부진한 결과가 나오면서, 최근까지 이어져 온 미국 고용시장의 견조함에 균열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바로 앞선 주에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19만2천건까지 내려가 3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당시에는 견고한 고용이 재확인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노동부는 추수감사절 연휴 효과가 통계에 상당 부분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에 실업수당 신규 신청이 큰 폭으로 줄어든 뒤, 연휴가 끝난 이후 미뤄졌던 신청이 한꺼번에 접수되면서 이번 주간 수치가 급반등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해석은 단기적인 기술적 요인이 일정 부분 반영됐다는 점을 시사하지만, 고용시장 흐름이 고점에서 완만한 둔화 단계로 들어섰다는 시장의 인식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
한편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추수감사절 연휴가 포함된 11월 23일부터 29일까지 183만8천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주보다 9만9천건 줄어든 것으로, 신규 청구와는 다른 흐름이다. 신규 실업 전환은 늘었지만 장기 실직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아직 뚜렷이 증가하지 않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월가에서는 이번 지표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신규 실업수당이 예상보다 많이 늘어난 점에 주목하며 고용시장이 점점 식어가고 있다고 본다. 다른 한편에서는 연휴에 따른 통계 변동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고용시장이 여전히 역사적 기준으로는 타이트한 상태라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과도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주요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은 향후 몇 주간의 추가 고용지표를 통해 추세를 재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주요 매체는 이번 수치가 연말 쇼핑 시즌 속에서도 고용시장이 완만한 조정을 거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금융 전문 매체들은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로 방향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둔화와 함께 고용 시장의 냉각 증거가 더 축적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신규와 계속 실업수당 흐름, 향후 발표될 고용보고서 등을 종합할 때 미국 경제가 급격한 경기침체보다는 성장 둔화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다만 고용지표가 향후 몇 달간 연속적으로 악화될 경우 연준의 긴축 기조 조정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국제사회와 글로벌 투자자들은 미국 고용시장의 변화가 주요국 통화정책과 자본 흐름에 어떤 파급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