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CCO 영입"…뉴로핏, 북미 공략 가속 예고
의료 인공지능 기술 경쟁이 치열한 미주 뇌 질환 진단 시장에서 인력 영입이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뇌 영상 분석 AI 솔루션을 개발해온 뉴로핏이 주요 경쟁사 출신 인물을 전면에 내세우며 북미와 중남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처방 연계 영상 분석 분야에서 상업화 속도와 파트너십 전략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뉴로핏은 2일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조시 코헨을 미주 지역 총괄 사업 책임자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담당 지역은 미국과 캐나다, 라틴아메리카 전역이다. 회사 측은 코헨 총괄이 알츠하이머병 등 뇌 질환 영역을 중심으로 의료 AI 솔루션의 매출 확대, 유통 파트너십 구축, 시장 진입 전략 수립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코헨 총괄은 의료 AI 분야에서 10년 이상 글로벌 세일즈와 마케팅을 총괄한 상업화 전략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세계 3대 의료영상장비 기업으로 꼽히는 필립스를 비롯해 코텍스AI, 셰어드이미징 등에서 의료영상 기반 AI 솔루션 영업과 제품 포지셔닝을 담당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 특히 병원 영상의학과와 신경과를 대상으로 한 고가 장비·소프트웨어 패키지 판매 구조에 정통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로핏이 주목한 대목은 경쟁사에서의 실적이다. 코헨 총괄은 뉴로핏의 핵심 경쟁사인 코텍스AI에서 최고상업책임자 CCO를 맡아 뇌 영상 분석 AI 솔루션을 글로벌 시장에 론칭하고, 북미를 중심으로 해외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역할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텍스AI는 MRI 등 뇌 영상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알츠하이머와 경도인지장애 추정, 뇌 구조 변화 계량화에 활용하는 기업으로, 동일한 미주 시장에서 뉴로핏과 점유율을 두고 맞붙고 있다.
뇌 영상 분석 AI 솔루션은 주로 뇌 MRI 데이터를 정량 분석해 뇌 위축 정도, 병변 위치, 구조적 변화 패턴을 수치화하는 소프트웨어로, 기존 영상의학 전문의 판독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처방 과정에서 환자 선별과 치료 반응 모니터링에 활용되면서 상업적 가치가 높아지는 추세다. 뉴로핏과 코텍스AI 모두 이런 정량 분석 알고리즘에 특화돼 미주 병원을 중심으로 도입을 확대해 왔다.
특히 알츠하이머병 신약이 미국을 중심으로 본격 투여 단계에 들어서면서, 약 처방 기준에 맞는 환자를 선별하고 장기 추적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영상 분석 AI는 환자마다 다른 뇌 위축 패턴과 병변 분포를 자동 계측해 임상의의 판단을 돕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 뉴로핏은 이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평하며, 코헨 총괄 영입을 계기로 미국 대형 병원 네트워크와의 접점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뉴로핏은 그동안 국내와 일부 해외 시장에서 뇌 영상 분석 AI 솔루션을 공급해 왔지만, 북미에서는 현지 파트너와 채널 기반 진출에 무게를 두는 전략을 취해 왔다. 이번 인사를 통해 직접적인 영업 조직과 상업화 전략을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코헨 총괄은 필립스와 코텍스AI 재직 시기에 구축한 병원 네트워크, 유통사와의 협력 경험을 뉴로핏의 솔루션 포트폴리오에 맞게 재구성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의료영상 AI 기업 간 인재 확보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뇌 영상뿐 아니라 흉부, 근골격계, 종양 영역에서도 현지 영업 책임자를 경쟁사 출신으로 영입해 시장 안착 기간을 줄이는 전략이 잇따르고 있다. 기술적 차별화뿐 아니라, 각국 보험 규정과 병원 구매 프로세스에 맞춘 상업화 전략 수립이 성공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뉴로핏의 이번 행보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코헨 총괄은 뉴로핏을 선택한 이유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처방과 직접 연결되는 영상 분석 역량을 꼽았다. 그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처방 관련 영상 분석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회사에 합류하게 돼 의미가 크다며, 북미 시장 진출을 강화해 제품 판매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북미와 라틴아메리카를 아우르는 미주 지역을 묶어 관리한다는 점에서 향후 현지 제약사, 의료기기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가능성도 거론된다.
빈준길 뉴로핏 공동대표는 코텍스AI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던 핵심 인사가 합류한 만큼, 북미에서 제품 판매 확장에 힘이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 주요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도입이 빠른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임상 현장에서의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뉴로핏이 경쟁사 출신 인재 영입을 계기로 기술 로드맵뿐 아니라 가격 전략, 고객 지원 모델 등 상업화 전반을 재정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북미 의료기관의 보수적인 도입 관행과 까다로운 규제 환경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성과를 장담하긴 어렵다는 신중론도 공존한다. 산업계는 뉴로핏이 인재 영입 효과를 실제 매출 성장으로 연결하며 미주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