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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환자 위험 예측 83.7%”…서울아산병원, 급성기 척도 개발로 진료 혁신
IT/바이오

“노년 환자 위험 예측 83.7%”…서울아산병원, 급성기 척도 개발로 진료 혁신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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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러닝 기술을 접목한 ‘급성기 노인 위험 척도’가 의료 현장에 도입되면서, 노년 입원환자의 섬망·낙상·사망 등 주요 위험을 입원 첫날부터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이은주·백지연 교수, 장건영 전문의 연구진이 개발한 이 평가 도구는 65세 이상 고령 환자를 대상으로, 실제 진료 데이터와 알고리즘 분석을 결합, 국내 최초로 표준화된 위험 예측 모델을 완성했다. 업계는 “노인 의료관리에서 맞춤형 집중 치료의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2021년 5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본원에 입원한 2만1757명의 고령 환자 데이터를 토대로, 임상 허약 척도와 혈청 알부민·CRP·혈색소 수치, 약물 복용 현황 등 18가지 지표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5가지 핵심 인자를 기반으로 하는 급성기 노인 위험 척도가 섬망, 낙상, 병원 내 사망 등 주요 이환 위험을 83.7%의 정확도로 예측했다. 기존 임상 허약 척도(79.8%)나 연령 기반 예측(63%)보다 크게 향상된 수치다. 연구진은 “같은 허약 점수 내 환자군에서도 위험 프로파일을 한 단계 더 세분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노인 위험군 분류가 의료진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했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다. 환자의 실제 검사·진료 데이터를 자동 반영해, 임상현장 의료진 누구든 일관되고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때문이다. 고위험군 식별에 소요되던 시간과 인력 부담이 크게 줄고, 조기 집중 치료가 필요한 대상을 신속하게 선별할 수 있다.

 

‘급성기 노인 위험 척도’는 서울아산병원 의료정보시스템(EMR)에 통합 적용되고 있다. 진료과별 의료진이 환자의 점수와 위험도를 실시간 확인해 케어 플랜을 맞춤 수립, 퇴원 후 30일 내 재입원·응급실 재방문·신속대응팀 호출 등 실제 부작용 빈도까지 예측에 활용한다. 이은주 교수는 “질병명이나 고령 자체만으로는 환자별 위험군 분석이 한계가 있다”며 “정량적 척도를 통해 환자별로 집중 관리가 필요한 시점을 앞당겼다”고 밝혔다.

 

글로벌 고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 NIH·영국 NHS 등도 노년 맞춤형 정밀 평가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아산병원이 ‘급성기 노인 위험 척도’ 선도 개발로 노인 의료 패러다임 전환을 촉진하는 사례로 꼽힌다. 한편, 국내 현행 의료법·건강보험기준 등은 빅데이터 기반 임상지원 도구 활용에 대해 아직 법제화 논의 단계이지만, 실제 임상 통합 모델이나 객관적 데이터 기반 평가의 확산 요구는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년 입원환자 집중관리가 의료자원 효율화와 합병증 감소, 환자 안전 등 측면에서 실질적 파급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모델이 실질적 의료현장 안착과 함께, 국내 노년 진료 생태계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을지 주목하고 있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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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급성기노인위험척도#노년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