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낀 산책, 아이 손 잡고 있던 오후”…자연과 도시, 용인에서 만나다
요즘 같은 가을 초입, 선선한 바람과 높아진 하늘 아래 산책에 나선 가족들이 부쩍 늘었다. 흔히 자연 속 나들이는 먼 곳에서야 누릴 수 있는 사치라 여겨졌지만, 용인에서는 도심 가까이서도 색다른 자연의 기운을 누릴 수 있다. 작은 시간의 여유만 챙긴다면, 특별하지 않은 일상도 이곳에선 충분히 풍경이 된다.
여유롭게 흘러가는 하루, 용인시는 8일 구름 많은 하늘 아래 기온은 최고 30도, 최저 20도를 오가며 야외 활동에 더없이 좋은 날씨를 보였다. 북동풍이 가볍게 불고, 습도 71%의 기운은 도시의 답답함을 잠시 잊게 한다. 최근 SNS에서는 ‘#용인나들이’ 해시태그와 함께 동물 체험, 산책, 카페에서의 한가로운 오후 등이 잇달아 공유되고 있다.

아이와 찾은 리프플레이스에서는 실내지만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알파카, 타조, 면양 등 동물과 가까이 교감할 수 있다는 점에 부모들의 만족도가 높다. 먹이 주기, 파충류 만지기 체험이나 폭포 앞 비단잉어 관찰, 모래놀이존 등 오감이 열리는 새로움에 아이들도 자연스레 웃음을 터뜨린다. 한 가족은 “날씨 상관없이 아이와 특별한 시간을 채울 수 있어 매번 색다른 감동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밖을 걷고 싶다면 한택식물원이 제격이다. 20만 평 부지에 국내외 1만여 종의 식물이 살아가는 풍경은, 잠시 멈춰 선 산책객마저도 계절의 변화에 눈길을 줘보게 만든다. 잘 정돈된 산책로와 계절마다 다른 꽃, 자생식물의 모습은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반응을 이끌었다. 실제로 가족 단위 방문이 늘면서 인근 상권과 연계된 지역 경제효과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보다 활기찬 분위기를 원한다면 도심 한복판의 보정동카페거리를 걸어볼 만하다. 각양각색의 카페와 상점, 밤에 밝히는 조명 아래에서 친구와 연인, 가족이 삼삼오오 걷는 모습은 이미 용인 사람들의 일상이 됐다. 거리 쇼윈도마다 취향을 자극하는 소품과 메뉴가 빼곡히 자리해 잠시 머물다 떠나는 이들까지 “이곳에선 나도 잠시 주인공이 된 기분”이라고 표현한다.
조용히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면 자작나무숲이 답이다. 새하얗게 뻗은 나무와 온실화원, 곳곳의 정원마다 사계절 고유의 색이 번진다. 걷다 지치면 숲속 베이커리 카페에 들러 따스한 커피 한 잔에 쉼을 더하는 이들도 많다. 한 산책객은 “도심임에도 숲이 주는 고요함에서 진짜 여유를 배운다”고 느꼈다.
“돌아서 생각해 보면, 작고 사소한 오늘의 산책이 쌓여 어쩌면 우리의 관계와 마음까지 차분히 다독인다.”
가벼운 산책, 소소한 체험, 작고 낯선 거리의 공기—용인에서는 그 모든 ‘특별함’이 평범한 하루에 자연스레 스며든다.
삶의 방향을 조금은 바꿔 주는 선택, 지금 우리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가까운 호사’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