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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주식 거래 논란 사과”…민중기 특검, 사퇴 요구 일축하며 수사 계속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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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내부자 거래 의혹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민중기 특별검사가 정면 충돌했다.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검이 자신의 과거 주식 투자 논란을 둘러싼 사퇴 요구를 거부하며,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는 형국이다. 2010년 네오세미테크 주식거래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에 매도 시점까지 쟁점이 불거졌다.

 

민중기 특별검사는 10월 20일 언론 공지를 통해 “제 개인적인 주식 거래와 관련한 논란이 일게 돼 죄송하다”면서도 “주식 취득과 매도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 이용 등 위법 사항이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15년 전 개인적인 일로 현재 진행 중인 특검 수사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묵묵히 특별검사로서의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흘 전 의혹 보도 이후 처음으로 직접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민 특검은 주식 매도 시점에 대해선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거래정지 전후 억대 수익을 낸 경위가 미공개 정보 취득과 연관됐는지 여부를 확인할 핵심 단서다. 민 특검은 법원 부장판사 시절인 2010년 네오세미테크 주식을 매도해 1억5천만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으며, 당시 대표와 사외이사가 그의 대전고등학교·서울대학교 동기였던 사실도 추가 의혹을 키웠다.

 

특검팀에 따르면 민 특검은 3천만 원에서 4천만 원을 투자해 2010년 증권사 직원 권유로 1억3천만 원대에 주식을 처분했다고 해명했다. 최근 조사로 숨진 양평군 공무원에 대해서도 애도의 뜻을 재차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동창 20~30명이 벤처투자 명목으로 함께 투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검팀 업무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매도 경위, 매도 시점 등 추가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야권에서는 ‘내로남불’ 비판과 함께 퇴진 요구가 강하게 제기됐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즉각 사퇴하고 본인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특검팀은 사법적 독립성과 수사의 누수 방지 논리를 내세우며 일단 정면 대응에 나섰다.

 

수사 외에도 특검팀은 신임 특검보 2명의 인선 작업을 마무리 단계에 두고 있다. 4명의 후보를 추천 받아 이 중 2명을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며, 특검법에 따라 임명 요청일로부터 5일 이내에 특검보가 정식 합류한다.

 

이번 사안은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의 향후 수사와 더불어 정치권 내 신뢰 공방, 특검제도의 투명성과 직결돼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정치권은 매도 시점 실명 공개 등을 두고 추가 진실 공방을 예고하며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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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기특검#네오세미테크#국민의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