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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 자율준수 AI로 확장…네이버, 2년 연속 AA로 플랫폼 거버넌스 선도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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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 준수 역량을 계량화해 평가하는 자율준수 프로그램이 디지털 플랫폼 산업의 새로운 경쟁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검색과 쇼핑, 광고를 아우르는 복합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일수록 공정거래법 위반 리스크가 높아지는 가운데, 네이버가 내부 준법 시스템을 기술 중심으로 고도화하며 선제 대응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를 플랫폼 거버넌스 경쟁의 분기점이자, 인공지능을 활용한 컴플라이언스 전환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네이버는 19일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에서 2년 연속 AA등급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앞선 18일에는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 사옥에서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우수 실천 부서 시상식을 열고, 부문별 우수 조직을 선정해 내부 준법 문화 확산에 나섰다. 네이버는 IT·플랫폼 기업 가운데 공정거래 자율준수 분야에서 연속 최고 수준 등급을 유지한 사례로 꼽히며, 플랫폼 산업 내 공정거래 준수 체계의 모범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은 공정거래법과 하위 규정, 관련 법규를 사전에 숙지하고 위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내부 통제 시스템이다. 임직원 교육과 사전 법률 검토, 내부 신고 및 모니터링 체계 등으로 구성되며, 공정거래위원회는 프로그램 운영 수준에 따라 등급을 부여하고 우수 기업에는 제재 감면과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특히 자체 CP를 통한 리스크 관리 역량은 플랫폼 알고리즘과 광고·입점 구조가 복잡한 기업일수록 시장 지배력 남용, 불공정 약관, 입점사 차별 등의 위험을 줄이는 핵심 장치로 작용한다.  

 

네이버는 공정거래 CP 등급에서 2년 연속 AA를 받은 데 더해, 국제 부패방지 경영시스템 표준 ISO 37001을 4년 연속 획득했다. 또 국제 규범준수 경영시스템 표준인 ISO 37301을 취득해 부패 리스크 대응과 윤리 경영 체계에서 글로벌 수준의 레퍼런스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ISO 37001은 뇌물 방지 체계를, ISO 37301은 조직 전반의 법규 준수 시스템을 평가하는 규범으로, 복수의 국제 인증을 동시에 유지하는 것은 다국적 빅테크 수준의 준법 체계를 맞추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올해 공정거래 CP 우수 이행 부서에는 네이버의 그린 파트너십 조직 내 동반성장 담당자가 선정됐다. 이 조직은 IT 플랫폼 기업 최초로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9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기록했고, 공정위가 배포하는 최신 표준계약서를 협력사와의 거래에 적극 반영하는 등 거래 관행 개선을 추진해 왔다. 플랫폼 수수료, 노출 알고리즘, 광고 상품 설계 등에서 우월적 지위 남용 논란이 반복되는 시장 환경에서, 표준계약서 활용은 공정거래 문화 정착의 정량적 지표로 평가되고 있다.  

 

CP 교육 이수 우수 부서로는 에어서치와 인텔리전트 서치X팀이 선정됐다. 이들 조직은 AI 기반 검색과 추천 기술을 개발하는 부서로, 알고리즘 설계 단계에서부터 공정거래 리스크를 인지할 수 있도록 교육 이수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검색 결과 노출 순서, 광고와 자연 검색의 구분, 특정 사업자에 대한 편향 가능성 등은 공정거래와 이용자 보호 규제에서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교육 강화는 향후 알고리즘 투명성 요구와 규제 수준이 높아지는 글로벌 흐름에 대응하는 기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네이버의 행보는 해외 빅테크의 준법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대형 플랫폼을 대상으로 한 반독점 조사와 공정거래 소송이 잇따르고 있으며, 알고리즘 설계와 데이터 활용 방식까지 규제 범위로 편입되는 추세다. 유럽연합의 디지털시장법과 디지털서비스법은 플랫폼의 자사 우대, 입점사 차별, 소비자 기만적 인터페이스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가 CP, ISO 규범, 상생지수 등 다층적인 준법·공정 체계를 구축하는 전략은, 향후 국내외 플랫폼 규제 강화 국면에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낮추려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이번 시상식에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김지식 자율준수관리자, 수상 부서 구성원들이 참석해 플랫폼 거버넌스 강화를 위한 조직 차원의 의지를 공유했다. 자율준수관리자인 김지식 리더는 공정하고 투명한 기업 문화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환경과 상생 가치를 구현하겠다고 밝히며, 앞으로 네이버의 기술을 활용한 AI 컴플라이언스를 포함해 기업 특성에 맞는 공정거래 자율준수 문화를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AI 컴플라이언스를 전면에 내세운 점에 주목하고 있다. 콘텐츠 추천, 검색, 광고 배분 등 주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좌우하는 알고리즘 설계 단계에서부터 공정거래, 개인정보, 플랫폼 책임을 종합적으로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향후 공정위와 과학기술 정책 당국이 AI 기반 의사결정에 대한 규제 가이드를 구체화할 경우, 네이버의 사례가 국내 플랫폼 업계의 준법·윤리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산업계는 네이버가 구축 중인 공정거래 자율준수 체계와 AI 기반 준법 시스템이 실제 시장에서 어떤 효과를 낼지 지켜보고 있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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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ai컴플라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