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리튬 가격 불안에 조정 확대…엘앤에프, LFP 투자 속 단기 수급 시험대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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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가격 변동성이 다시 커지면서 2차전지 소재주 전반에 조정 흐름이 확산되는 가운데, 엘앤에프 주가가 단기 급등분을 일부 반납하며 수급 변곡점에 서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주가가 20% 넘게 되돌림을 보이면서, LFP 양극재 투자와 실적 정상화 기대감에도 단기 수급 위축과 재무 부담이 주가를 제약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리튬 가격 흐름과 함께 11만 원선 지지 여부가 향후 단기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24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장중 기준 엘앤에프 주가는 112,6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6.09% 하락했다. 장중 시가는 120,600원, 저가는 111,000원으로, 상단이 막힌 채 저가 부근에서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0월 24일 종가 기준 약 133,000원대에서 출발한 주가는 10월 29일 147,000원까지 단기간 급등한 뒤 현재 11만 원 초반까지 밀리며 한 달 수익률이 약 -16%를 기록했고, 한때 찍은 단기 고점과 비교하면 20%를 웃도는 조정을 받은 셈이다.

엘앤에프[06697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엘앤에프[06697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6개월로 시계를 넓혀 보면, 5월 말 48,000원 수준이던 주가는 현재 11만 원대 초반까지 올라 약 135% 상승한 상태다. 6개월 동안 가파른 상승 추세를 형성한 뒤 최근 한 달 사이 되돌림이 나타나며, 단기 과열 구간에 대한 가격 조정이 이뤄지는 구조다. 기술적으로는 20일 이동평균선(127,000원대)을 하향 이탈해 단기 약세 신호가 뚜렷해진 반면, 60일선(96,000원대) 위에서는 여전히 중기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어 단기 조정인지 추세 전환인지를 두고 시장의 해석이 엇갈린다.

 

거래량 흐름은 단기 수급 불안을 보여준다. 최근 한 달 일평균 거래량은 약 88만 주로, 6개월 평균 약 63만 주를 크게 웃돌았다. 단기 급등과 조정 과정에서 단타성 수급이 대거 유입됐다가 빠져나간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날 장중 거래량은 약 47만 주로 최근 한 달 평균을 밑돌아, 6%대 급락에도 패닉성 투매보다는 기존 매물 소화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투자자들은 거래량이 다시 증가하는 구간에서 수급 방향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수급 주체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의 온도차가 뚜렷하다. 11월 중순 이후 외국인은 하루 기준으로 최대 18만 주가 넘는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한 주 동안 약 27만 주 내외를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기관은 일부 날짜에서 6만 주 이상씩 순매수에 나서며 한 주 기준 약 16만 주를 순매수해 외국인 매물을 상당 부분 받아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매도 전환 시 주가는 약세를 보였고, 기관 매수세가 강화된 날에는 낙폭이 축소되거나 단기 반등이 시도되는 패턴이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리튬 가격 불확실성과 섹터 변동성을 부담스러워하고, 기관은 중장기 LFP 성장 스토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종 내 위치를 보면 엘앤에프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머티 등과 함께 2차전지 소재·셀 밸류체인 핵심 종목으로 분류된다. 이날 등락률 기준 엘앤에프는 -6.09%로 동종 업체들의 -2~4%대 하락에 비해 낙폭이 큰 편이다. 시가총액은 약 4조4,000억 원 수준으로 에코프로머티와 유사한 중대형주 그룹에 속하며,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순위는 109위다. 외국인 지분율은 약 14%로 LG에너지솔루션(4%대)보다는 높고 삼성SDI(24%대)보다는 낮은 중간 수준이다. PER은 적자 지속으로 마이너스 영역에 있고, PBR은 4배대 수준으로 동종 2차전지 업체 가운데서도 성장 기대가 일정 부분 밸류에 반영된 상태라는 평가다.

 

재무 실적은 성장과 변동성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연간 매출은 2022년 약 3조8,000억 원에서 2023년 4조6,000억 원으로 늘었지만, 2024년에는 1조9,000억 원 수준으로 크게 줄며 외형 조정을 겪었다. 영업이익은 2022년 2,600억 원대 흑자에서 2023년 적자로 돌아선 뒤 2024년에는 적자 폭이 더 확대된 것으로 추정되고, 2025년에도 연간 기준 적자가 예상되는 등 손익 변동성이 크다. 다만 분기 기준으로는 2025년 3분기 영업이익이 221억 원, 영업이익률 3%대를 기록하며 직전까지 이어졌던 대규모 적자 국면에서 벗어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수익성 지표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ROE는 2022년 28%대에서 2023년 -16%로 떨어진 뒤 2024년 -40%대까지 추락했으며, 2025년 전망치 역시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러 있다. 재무 레버리지는 빠르게 높아졌다. 부채비율은 2022년 130%대에서 2024년 280%대, 2025년 분기 기준으로는 400~600%대를 넘나들며 급등했다. 반면 당좌비율은 30%대 안팎까지 떨어져 단기 유동성 부담이 존재한다. 유보율이 아직 높다는 점이 완충 역할을 하고 있지만, 매년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과거 축적된 이익으로 대규모 설비 투자와 사업 전환을 버티는 구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전통적인 이익 기반 평가가 쉽지 않다. PER이 적자 영향으로 마이너스에 머무르고 있는 데다, PBR이 4배대 수준으로 동종사 대비 크게 저평가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증권가 컨센서스 기준 엘앤에프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약 3.9점)에 가깝고, 목표주가는 179,000원대가 제시돼 있다. 현재 주가와 비교하면 약 60% 수준의 상승 여지가 남아 있는 셈이지만, 목표가 산정이 LFP 양극재 사업 확대와 실적 정상화를 전제로 하고 있어 향후 실적·수주 가시성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상향 여력이 제약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주가의 가장 직접적인 기업 이슈는 LFP 양극재 사업 본격화다. 엘앤에프는 LFP 양극재 전담 법인을 설립하고 약 3,300억 원대 설비 투자를 통해 연 6만 톤 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 하이·미드 니켈 계열 양극재 중심 포트폴리오에 LFP를 더해 중저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 시장까지 공급 범위를 넓히려는 전략이다. 단기적으로는 대규모 투자가 부채비율 상승과 유동성 부담 요인이 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가격 경쟁력과 고객 다변화를 통해 체질 개선을 꾀하는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측면에서 3분기 흑자 전환도 중요한 분기점으로 거론된다. 2023~2024년 이어진 대규모 적자 구간을 벗어나 영업이익이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원가 구조 조정과 제품 믹스 개선 효과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LFP 사업 확장과 기존 니켈계 양극재 수요 회복이 실제 매출·이익 증가로 이어지는지 여부가 검증 과제로 남아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2~3개 분기 동안 영업이익과 마진이 추세적으로 개선되는지가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전제 조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SG와 기술 경쟁력도 중장기 투자 포인트로 부각된다. 엘앤에프는 국내 주요 ESG 평가기관에서 2년 연속 A등급을 받았으며, ESG 베스트 컴퍼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환경·지배구조 측면에서 개선된 평가를 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장비 으뜸기업 선정과 총 100억 원대 중반 규모의 국책 과제 수행 결정은 하이·미드 니켈 다결정·단결정 전구체 제조 역량을 공인받은 사례로 꼽힌다. 관련 국책 과제는 R&D 자금 지원 효과와 함께 기술 신뢰도 제고에도 기여해,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리스크 프리미엄 축소와 기관 수급 안정에 무게가 실리는 요소로 평가된다.

 

산업·글로벌 환경에서는 리튬 가격과 2차전지 수요 사이클이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2차전지 섹터 전반이 조정을 받는 과정에서 리튬 가격 변동성이 다시 확대되며 소재주 전반에 경계 심리가 번졌다. 리튬 가격이 급등할 경우 원재료 부담이 커져 마진을 압박하고, 급락하면 완성차·배터리 업체의 가격 인하 요구가 거세질 수 있어 소재업체 입장에서는 양방향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여기에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와 일부 완성차 업체의 생산 조정 이슈도 단기 수요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테마 측면에서 엘앤에프는 2차전지 소재주이자 LFP 양극재 국산화·탈중국 공급망 관련주로 분류된다. 동시에 ESS 수요 확대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LFP 배터리·소재 기반 AI 수혜주로도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주가 조정 요인은 리튬 가격 변동성, 2차전지 섹터 차익 매물 출회, 단기 급등 이후 기술적 부담 등으로 요약된다. 반면 LFP 전담 법인 설립, 분기 흑자 전환, ESG·국책 과제 선정 등은 중장기 투자 스토리를 지지하는 재료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동일 업종 내 비교에서 엘앤에프의 강점은 영업이익 증가율과 LFP 중심 성장 스토리라는 분석이 많다. 최근 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동종 업체 대비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LFP 양극재 투자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신규 성장축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중기 성장성 우위가 언급된다. 반면 약 -70%대에 이르는 ROE와 400~600%대로 빠르게 높아진 부채비율은 뚜렷한 약점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금리 수준, 추가 투자 계획, 실제 현금흐름 개선 속도에 따라 재무 리스크가 주가에 재차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주가 흐름과 관련해 단기(1개월) 관전 포인트는 11만 원 부근 지지 여부와 12만~13만 원대 매물 소화 과정이다. 최근 한 달 고점이었던 14만 원대 초반은 강한 저항대로 인식되고 있어, 단기 반등 시 해당 구간에서 차익 매물이 재차 출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수적인 시나리오에서는 리튬 가격 변동성과 섹터 수급 부진이 이어질 경우 11만 원선 이탈과 추가 조정 가능성이 거론되고,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리튬 가격 안정과 함께 외국인·기관 동반 매수 전환 시 13만 원선 재진입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기(6개월) 관점에서는 LFP 양산 라인 구축 진행 상황, 주요 고객사와의 공급 계약 가시화, 흑자 지속 여부가 주가 재평가의 핵심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2차전지 섹터 특유의 높은 변동성과 함께 원재료 가격 급변, 글로벌 전기차 정책 변화, 주요 고객사의 전략 수정 등이 주가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규모 설비 투자와 재무 레버리지 확대에 따른 유상증자·차입 구조 변화 가능성, LFP 및 니켈계 양극재 수요 전망 하향 조정 등도 잠재 리스크로 분류된다. 성장성과 장기 투자 스토리를 중시하는 투자자에게는 LFP 양극재 국산화·탈중국 공급망 테마의 핵심 종목으로, 단기 가격 변동성에 민감한 투자자에게는 수급과 뉴스 흐름을 꼼꼼히 확인하며 접근해야 할 종목으로 요약된다. 시장에서는 향후 글로벌 전기차 수요와 리튬 가격 흐름이 엘앤에프를 포함한 2차전지 소재주의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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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앤에프#2차전지#lfp양극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