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목걸이·시계 수수, 구속 하루 전 강제수사”…김건희 압박 수위 높아져

고액 금품 수수 의혹을 둘러싼 특검 수사가 김건희 여사와 관계자들에게 정면으로 겨눠졌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여사의 '나토 목걸이'와 고가 시계 수수 의혹에 강제수사에 나섰으며, 김 여사 구속기소를 불과 하루 앞둔 시점 압수수색을 전격 실시했다.

민중기 특검팀은 28일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금일 오전 김건희씨의 목걸이, 시계 등 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주거지,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 주거지 및 관련 업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주요 관계인물들을 둘러싼 증거 확보에 속도가 붙었으며, 수사팀의 강도 높은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박성근 전 비서실장은 검사 출신으로, 2022년 3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김건희 여사에게 직접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고가 장신구를 선물할 당시 핵심 연결고리로 지목됐다. 이봉관 회장은 특검에 직접 자수해, “선물과 함께 사위가 공직에서 일할 기회를 달라는 인사 청탁을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특검팀에 따르면 김 여사는 2023년 말부터 2024년 초 사이 이 목걸이 등을 반환했으며, 이 회장은 김 여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 하루 전날 해당 목걸이의 진품을 자수서와 함께 특검팀에 제출했다. 그동안 김 여사가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주장했던 바와 달리, 특검은 이를 신빙성을 뒤흔드는 결정적 증거, '스모킹건'으로 간주해 수사를 이어갔다.

특검팀은 지난 12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도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가품과 이 회장이 제출한 진품을 동시에 제시하며 '증거 인멸 정황'을 강조했다. 이에 김 여사는 혐의 집중 추궁과 함께 5번째 조사까지 진술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로봇개 업체를 운영하는 서성빈씨 역시 특검 수사선상에 올랐다. 서씨는 2022년 9월 사업상 편의 제공을 이유로 김 여사에게 5천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선물했다는 혐의 대상이다. 그는 정상가 5천만원짜리 시계를 '영부인 할인'으로 3천500만원에 매입 후 김 여사 자택에서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또 김 여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출근길 도어스테핑 지원을 요청하며 대통령실 홍보수석직을 제안했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서씨는 시계 전달과 관련한 대가성, 즉 자신이 대표로 있었던 업체와 대통령경호처 간 로봇개 시범운영 계약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으나, 특검은 사업상 청탁과 고가 선물 수수 사이 관계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김건희 여사는 이 같은 청탁과 함께 고가의 시계를 수수했다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압수수색 결과와 관계자 진술, 추가 증거 확보를 토대로 공소장에 새로운 혐의가 더해질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날 국회와 정치권은 특검팀의 강제수사 확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김 여사의 의혹에 대한 철저 규명을 요구하며 특검의 행보를 엄호하는 한편, 여권은 절차적 정당성·무리한 수사 여부와 관련해 방어 논리를 세우고 있다. 향후 기소 여부와 새로 드러날 혐의 내용에 따라 정치권 공방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 구속기소 하루 전까지 관련자 조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주요 증거물 분석 및 진술 확보 결과를 토대로 향후 공소 유지를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