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싱 재혼 데이터 분석…온리유 설문서 본 외로움 패턴
재혼 중개 플랫폼이 수집한 이용자 설문 데이터가 중년 1인 가구의 정서와 생활 패턴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숙취나 몸살로 지쳤을 때, 경조사 참석이나 생계 활동 같은 일상 장면에서 체감하는 외로움과 부담이 재혼 의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수치로 드러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행태 데이터가 향후 중년 맞춤형 디지털 케어 서비스와 정서 지원 플랫폼 기획의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온리유와 비에나래는 17일부터 23일까지 전국의 재혼 희망 돌싱 남녀 52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는 모두 한 차례 이상 혼인 경험이 있고, 재혼 의사가 있다고 밝힌 40·50대 중심의 이용자 풀이다. 조사 결과는 25일 양사가 공동 분석 형태로 공개했다.

일상생활에서 배우자가 없어 아쉽다고 느끼는 장면을 묻는 항목에서 성별 차이가 두드러졌다. 남성의 33.1퍼센트는 숙취나 몸살 등으로 몸이 좋지 않을 때를 의미하는 꿀물이 필요할 때를 꼽았다. 이어 혼자 식사하는 상황이 반복될 때가 29.3퍼센트, 친지 경조사에 혼자 참석할 때가 19.4퍼센트,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이 가려울 때가 12.5퍼센트로 나타났다. 남성의 응답 패턴은 돌봄과 간호, 일상적 신체 불편을 함께 해결해 줄 파트너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여성 응답자의 선택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화분을 옮길 때처럼 무거운 물건을 들어야 하는 상황을 가장 힘든 순간으로 꼽은 비율이 34.6퍼센트로 가장 높았다. 이어 친지 경조사 방문이 27.8퍼센트, 꿀물이 필요할 때가 17.5퍼센트, 혼밥이 지겨울 때가 14.5퍼센트 순으로 집계됐다. 여성의 경우 물리적 노동과 외부 활동에서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인식되고, 그 다음으로 건강 관리와 식사 등 생활 전반에서의 동반자 부재가 재혼 동기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돌싱으로 지내면서 재혼 필요성을 절감하는 순간을 묻는 문항에서도 성별 인식 차가 확인됐다. 남성 응답자의 34.2퍼센트는 심리적 위로가 필요할 때를 꼽았고, 26.6퍼센트는 노부모를 찾아뵐 때라고 답했다. 정서적 공감과 가족 관계 관리에서의 부담을 함께 나눌 파트너를 원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반면 여성은 노후가 막막하게 느껴질 때라고 답한 응답이 28.5퍼센트로 가장 많았고, 생계 문제로 계속 일해야 하는 상황을 들며 재혼 필요성을 체감한다고 답한 비율도 25.1퍼센트에 달했다. 장기적인 경제 안전망과 노후 설계 측면에서 배우자의 역할을 중시하는 경향이 수치로 드러난 셈이다.
중년 재혼 수요를 둘러싼 이런 인식 차는 향후 디지털 기반 생활 지원 서비스 설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남성의 경우 건강 관리 정보, 가벼운 간병과 정서 상담을 결합한 비대면 상담 플랫폼과 가정 내 케어를 연계하는 서비스 수요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 여성 이용자층을 겨냥해서는 노후 재무 설계, 주거와 돌봄을 함께 다루는 온라인 컨설팅, 장기 일자리 정보와 연계된 생활 안정 지원 프로그램 등과의 결합이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재혼정보회사가 축적하는 설문과 매칭 데이터는 개인 정보를 식별할 수 없도록 비식별화와 통계 처리가 이뤄질 경우,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 기획 자료나 웰에이징 관련 디지털 서비스 기획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여지도 있다. 다만 개인의 혼인 이력과 재정, 건강, 가족 관계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되는 만큼 정보 수집과 분석 전 과정에서 데이터 보호와 윤리 기준 강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흐름이 맞물리면서 중년 재혼 수요와 함께 이를 둘러싼 생활·정서 지원 서비스 수요도 함께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설문 데이터가 보여주는 구체적인 생활 장면을 참고해, 단순 매칭을 넘어 중년 이용자의 건강과 경제, 정서를 함께 고려한 서비스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