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12월 금리동결 바람직”…미국 연준, 추가 인하 대신 관망 기조 강화 전망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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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0월 말, 미국(USA) 워싱턴 D.C.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12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번 의사록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위원 간 시각 차이를 드러내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의사록에 따르면 여러 참석자는 자신의 경제전망을 감안할 때 올해 남은 기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통상적인 정량 표현 관례를 감안할 때, 12월 회의에서 동결을 선호한 위원이 금리 인하를 주장한 위원보다 다수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일부 참석자는 경제 상황이 예상대로 전개될 경우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알맞다는 견해를 제시해 위원들 사이의 뚜렷한 견해차도 확인됐다.

美 10월 FOMC 의사록 “12월 금리동결 바람직” 다수…시장 동결 전망 67%로 상승
美 10월 FOMC 의사록 “12월 금리동결 바람직” 다수…시장 동결 전망 67%로 상승

연준은 10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3.75∼4.00 범위로 조정했다. 투표권이 있는 12명의 위원 가운데 다수가 0.25%포인트 인하에 찬성한 가운데, 스티브 마이런 이사는 0.50%포인트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는 소수 의견을 냈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당시 기준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의사록에는 일부 위원이 10월 회의 자체에서도 동결을 지지했다고 기록돼 있어 동결파가 복수였던 정황도 드러났다. FOMC 의사록에는 표결권이 없는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의 견해도 함께 반영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0월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12월 추가 금리 인하가 정해진 방향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의사록은 당시 발언이 내부적으로도 12월 통화정책을 둘러싼 인하파와 동결파의 갈라진 기류를 반영한 것임을 보여준다. 연준으로서는 이미 상당 폭의 인하를 단행한 상황에서 성장 둔화와 금융안정 리스크를 저울질하며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의사록 공개 이후 금융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 9~10일 예정된 다음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67.2로, 하루 전보다 17.3%포인트 급등했다. 같은 기간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50.1에서 32.8로 떨어졌다. 연준의 동결 선호가 부각되자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가치가 0.5 상승하며 지난 9월 말 이후 가장 큰 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당분간 추가 인하보다는 데이터 의존적 관망 기조로 선회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10월 FOMC에서는 자산 축소 정책인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의 향방도 큰 논점이었다. 의사록에 따르면 거의 모든 참석자가 12월 1일부터 QT를 멈추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참석자 다수는 은행 지급준비금이 이미 ‘충분한(ample)’ 수준에 도달했거나 그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공유하며, 12월 1일부터 자산 축소를 종료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그동안 양적완화(QE) 기간 중 급증했던 지급준비금이 ‘풍부한(abundant)’ 수준에서 줄어들어 ‘충분한’ 수준을 다소 상회하는 지점에 이르면 QT를 종료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해왔다.

 

월가에서는 최근 미국 단기자금시장에서 익일물 무위험지표금리 SOFR가 연방기금금리를 자주 상회하는 현상을 놓고 유동성 불안 신호로 해석해 왔다. SOFR는 담보부 단기금리로, 과거에는 은행 간 무담보 금리인 연방기금금리보다 낮게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런 전통적 관계가 흔들리면서, 연준의 QT와 미국 재무부의 단기 국채 발행 확대 등이 맞물려 단기자금시장 유동성 공급이 줄어든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이번 의사록에서 확인된 12월 QT 중단 논의는 그 같은 시장 불안을 완화하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뉴욕의 주요 투자은행들은 의사록 내용을 두고 연준이 ‘속도 조절 모드’에 들어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금리는 3.75∼4.00 수준에서 일단 멈추되, 대차대조표 축소를 중단해 단기자금시장 긴장을 누그러뜨리려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2026년 경기 연착륙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 경우 재차 긴축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연준의 결정은 글로벌 자본 흐름과 신흥국(EM) 통화 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12월 동결과 QT 종료가 확정될 경우 미국 장단기 금리 구조와 달러 강세 양상이 재조정되면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도 연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제사회는 12월 FOMC에서 연준이 실제로 어떤 조합의 정책을 선택할지, 그리고 그 후속 조치가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을 진정시킬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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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연준#fomc#제롬파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