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메네스 헤더 한 방”…홍명보호, 멕시코 벽 뚫지 못해→전반 0-1로 끌려가
3만 현지 관중의 짙은 함성에 내슈빌의 공기가 달아올랐다. 웅장한 응원에 맞서 그라운드를 밟은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은, 전반 내내 굵직한 기회를 쌓으며 응집력 시험대에 올랐다. 결정적 순간마다 골대를 외면한 슛은, 결국 무거운 한숨으로 연결됐다. 그리고 전반 22분, 멕시코의 라울 히메네스가 헤더로 네트를 흔들자 벤치와 관중석은 다시 한번 뒤집어졌다.
경기는 2025년 9월 10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멕시코의 친선전이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공동 개최국 멕시코를 상대하는 이번 평가전에서, 한국은 전반을 0-1로 뒤진 채 마쳤다.

대표팀은 미국전 선발과 크게 달라진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오현규가 최전방을 맡고, 이강인과 배준호가 2선을 지원했다. 박용우와 처음 호흡을 맞춘 옌스 카스트로프가 중원에서 분주히 움직였으며, 양쪽 윙백엔 김문환과 이명재가 포진했다. 수비 벽은 김민재, 이한범, 김태현 스리백이 맡았고, 마지막 저지선에 김승규가 자리했다.
초반 흐름은 멕시코가 잡았다. 그러나 전반 10분 김문환의 과감한 돌파와 배준호의 강력한 슛, 전반 20분 이강인의 날카로운 패스에 이은 오현규의 왼발 슛이 잇따라 나왔으나, 모두 골문을 빗나갔다. 외려 득점의 무게는 멕시코가 가져갔다. 전반 22분 로드리고 우에스카스의 긴 패스가 히메네스의 머리에 깔끔하게 연결되면서, 히메네스가 A매치 개인 통산 43번째 골을 완성했다.
한국은 중반 이후에도 라인을 끌어올려 점유율을 회복했지만, 멕시코의 강한 피지컬과 압박에 번번이 막혔다. 전반 36분 오현규가 마르셀 루이스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고, 이강인은 얼굴에 충돌을 입으며 아찔한 장면을 남겼다. 결정적인 기회에서 득점 불발의 아쉬움을 안은 채, 대표팀은 전반전을 0-1로 마쳤다.
이날 경기에서 벤치에 이름을 올린 손흥민의 후반 투입 여부가 팬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월드컵을 앞두고, 로테이션과 전술 실험의 의미가 짙은 가운데 대표팀은 후반 반전을 노리고 있다.
경기는 FIFA A매치 기간 중 치러졌다. 벤치의 마지막 카드, 그리고 후반반전의 한 걸음이 남겨둔 숙제처럼, 관중의 마음엔 묘한 긴장과 바람이 교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