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장으로 애도 물결”…이용일 전 총재대행, 야구 인생 막 내려→역사 품에 잠들다
고요히 흐르는 조문 행렬과 붉어진 눈시울 사이, 이용일 전 한국야구위원회 총재 직무 대행의 삶을 떠올리는 이들은 말없이 자리를 지켰다. 프로야구 40년 역사의 물결을 일으킨 그였기에, 장례식장에는 씁쓸한 이별의 정념이 감돌았다. 이용일 전 대행의 별세 소식은 야구계뿐 아니라 오랜 시간 함께 걸어온 동료와 후배들에게도 깊은 상실로 다가왔다.
한국야구위원회는 8일 이용일 전 총재 직무 대행의 숙환 별세를 공식 발표했다. 이와 함께 KBO장으로 장례 절차를 진행한다는 뜻을 전했다. KBO장으로 진행되는 예우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고인의 헌신과 업적에 대한 존경심의 표현이자 야구계 전체의 애도였다.

이용일 전 대행은 경동고와 서울대학교 상대를 졸업한 뒤, 전북야구협회장과 대한야구협회 전무이사로 야구 행정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프로야구 창설의 전과정에 깊이 관여하며 1981년 12월 KBO 초대 사무총장으로 임명돼 1982년 프로야구 출범을 실제로 이끌었다. 1991년 2월까지 초창기 야구 행정의 중심으로서 6개 구단 시절을 8개 구단 체제로 확장시키고, 리그 정착과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경영인으로서의 행보도 뚜렷했다. 쌍방울 그룹 부회장을 비롯해 쌍방울 레이더스 구단주 대행을 맡으며, 구단 경영과 리그 혁신에 지속적으로 힘을 보탰다. 2011년 KBO 총재 직무 대행, 이후 전북 제10구단 추진위원장으로 활동해 야구계 발전과 외연 확장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삼가 조문이 계속되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는 오랜 인연과 선수, 관계자들이 발길을 이었다. 이용일 전 대행의 마지막 길은 10일 서울추모공원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남긴 유족으로는 아들 승규 씨와 딸 금희 씨, 지현 씨가 있다.
야구가 만들어낸 수많은 서사의 출발점에 있었던 한 사람. 관계자들과 팬들 모두 고인의 궤적을 다시 떠올리며 공백을 느끼고 있다. 프로야구 원년의 녹빛 필드와 함성, 숙연하게 흐른 시간은 KBO장으로 이어지며 긴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