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많은 여름, 바다와 산사가 품은 부산”…오감 자극 여행지로 인기

여름, 구름 낀 해변가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부산에서 바다는 열정이지만, 산사의 청량한 기운 또한 도심을 벗어난 여행자들의 일상이 됐다.  

요즘 부산에서는 얼리모닝 해변 산책과 더불어 오감 체험이 트렌드다. 대표적으로 삼진어묵 체험관에서는 재료를 직접 만지며 어묵을 빚는 즐거움이 인기다. 몽떡오꼬노미 만들기, 모양어묵·피자어묵까지 손끝의 재미가 다양한 레시피로 번진다. 한 가족 방문객은 “어묵 향이 공간을 가득 채우는 순간, 부산 여행의 시작을 온몸으로 느꼈다”고 털어놨다.  

오륙도스카이워크에서는 맑은 날이면 수평선을 바라보며 걷는 색다른 스릴이 서린다. 투명한 유리 바닥 아래 부서지는 파도, 먼바다까지 이어진 시야 덕분에 “사진 찍는 맛이 난다”, “목소리 높이지 않고 바람소리와 파도를 듣는 순간이 소중하다”는 방문 후기들이 쏟아진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가 올 여름 부산 주요 관광지 방문 추이를 분석한 결과, 해양 체험과 전통문화 탐방 예약이 지난해보다 15%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단위 체험, 산사 산책 등 계절성 여행이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트렌드 분석가 손유진 씨는 “부산 여행의 본질은 역동과 휴식의 균형에 있다. 강렬한 바다와 차분한 산사의 공존이 특별한 리듬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부산을 다녀온 한 직장인은 “파도 소리로 에너지를 쌓고, 범어사의 숲길에서 마음을 쉬었다. 두 가지 감정이 여행을 더 깊게 해줬다”고 경험을 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어묵 만들며 아이와 웃고, 산사에서 땀 식히는 하루가 힐링이다”, “스카이워크에서 남긴 사진을 다시 보면 그날의 파도가 떠오른다”는 공감 글들이 줄을 잇는다. 무심코 떠난 주말 여행이, 일상의 속도와 방향을 바꾼다는 고백도 눈길을 끈다.  

작고 사소한 선택처럼 보이지만, 해변의 열기와 산사의 고요함 속에서 우리는 삶의 균형을 다시 찾고 있다. 구름 많은 부산의 여름은 오히려 감각과 기억을 더 또렷하게 남긴다. 계절이 바꿔놓은 도시 풍경 속에서,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