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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복권, 삶을 바꾸는 단 한 번의 번호”…일상 속 ‘소확행’ 꿈꾸는 사람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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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자신의 행운을 연금처럼 분할해 받는 ‘연금복권’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었다. 예전엔 한 번에 받는 거액의 당첨금이 꿈이었다면, 지금은 매달 따뜻하게 들어오는 소득이 더 기대되는 일상이 됐다.  

 

연금복권 720 285회 당첨결과가 공개된 10월 16일, 동행복권이 밝힌 1등 당첨자는 2명. 이들이 손에 쥐게 될 금액은 매달 700만원씩 20년간 지급되는 연금이다. 세금을 제하면 실제로 월 546만원 남짓이 남는다. 덩달아 2등, 보너스 당첨자들도 소소하지만 꾸준한 ‘월급’이 생긴다.  

연금복권 720 285회 당첨결과
연금복권 720 285회 당첨결과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연금복권의 1등 당첨 확률은 1/5,000,000으로, 기존 로또6/45에 비해 약 1.6배 높다. 실제 당첨번호 중 많이 나온 조 단위 숫자(4번 65회, 1번 63회 등)와 구체적 자리별 통계가 공개되면서, 번호 조합을 연구해 ‘전략’적으로 복권을 구매하는 이들도 증가하는 분위기다. “매주 목요일마다 번호 분석표를 들여다보는 게 루틴이 됐다”고 이야기하는 네티즌도 심심찮게 손에 잡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의 본질을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에 대한 갈망’에서 찾는다. 트렌드 분석가 이우진씨는 “한순간 인생이 바뀌는 거대 복권보다는, 일상에 숨 쉴 틈을 주는 소득을 바라는 심리가 투영된 결과”라고 느꼈다. 복권에 투자하는 액수는 크지 않지만, 매달 들어오는 당첨금이 작은 희망이자 위안이 된다는 의미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한 달 546만원이면 생활이 정말 달라질 것 같다”, “복권 통계를 참고해 번호 짜는 재미가 쏠쏠하다”와 같이 당첨 숫자에 바치는 애정과 기대감이 온라인을 달군다. 일상에서 복권 결과를 기다리고, 서로의 전략을 공유하는 커뮤니티의 분위기도 점점 밝아지고 있다.  

 

흔히 복권은 한두 번의 쾌락으로만 치부됐다. 그러나 연금 형식의 당첨금은 장기적인 안전과 마음의 여유를 준다. 반복되는 일상 속 작은 설렘, 그만큼 ‘나도’ 언젠간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커지는 순간이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의 삶과 대화, 바람결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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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복권720#당첨번호#동행복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