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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밭 따라 걷는 초록 물결”…보성의 고요함 속 숨은 명소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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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밭 따라 걷는 초록 물결”…보성의 고요함 속 숨은 명소 찾기

임서진 기자
입력

푸른 차밭을 따라 걷는 여행자가 부쩍 많아졌다. 예전엔 “차는 어른들의 취향”이라 여겨졌지만, 지금은 사람들의 여행이 색다른 자연과 단순한 쉼을 찾는 시간으로 바뀌고 있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달라진 여행의 태도가 담겨 있다.

 

전남 보성군은 오랜 차의 고장이면서, 곳곳에 독특한 명소들이 숨어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과 나홀로 방문객 모두를 끌어당긴다. 득량면의 비봉공룡공원에선 아이들이 실제 크기 공룡 조형물 사이를 뛰놀고, 다양한 화석 자료와 체험 프로그램이 탐구심을 키운다. 보성읍의 그린하우스제과점에서는 가족이 2대째 정성껏 굽는 빵 냄새가 새벽부터 골목을 채운다. 탕종법과 유산균 반죽으로 만들어진 빵 한 입에선 ‘방부제 없는 신선함’에 대한 집착이 느껴진다.

출처=대한민국 구석구석 '비봉공룡공원'
출처=대한민국 구석구석 '비봉공룡공원'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보성군은 최근 가족 단위 방문자 비율이 늘었고, '차박(茶博) 투어'를 결성하는 젊은 여행자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보성읍의 한국차박물관에선 찻잎의 역사와 재배, 가공까지 쉽게 체험할 수 있는데, “차 문화를 직접 보러 왔다”는 말을 남기는 관람객이 적지 않다. 주변엔 한국차소리문화공원이 조성돼, 은은한 차향이 일상을 떠난 여행자의 마음까지 감싼다.

 

여행 칼럼니스트 한지유 씨는 “보성에서 머문 하루,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차잔 너머로 흐르는 고요한 시간이었다. 맛보는 경험 너머에 작고 풍부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었다”고 표현했다. 코클맨션처럼 미국인과 벌교 여인의 이국적 인연을 간직한 공간은 “사진 한 장 남기고 싶은 곳”이라는 반응이 계속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가족과 빵집 골목을 걷는 게 소소한 행복이었다', '공룡공원에서 아이가 한참 떠나질 않았다'는 글들이 SNS에도 이어진다. 아침의 짙은 차향과 따뜻한 빵 냄새, 이국적 카페의 낮은 조명—보성의 작고 낯선 풍경들이 일상에 작은 기쁨을 더해주는 느낌이다.

 

결국 보성의 풍경 속에선 여행자의 일상과 자연이 느슨하게 섞인다. 누군가에겐 차 한잔, 누군가에겐 아이의 미소, 누군가에겐 사진 한 장의 추억이 보성에서 찾아온다. 여행은 끝났지만, 그때의 마음은 지금도 나와 함께 걷고 있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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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비봉공룡공원#한국차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