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 맞선길의 온기”…나의결혼원정기, 수애 유준상→시청자 마음 뒤흔든 보석의 귀환
고요한 시골에서 시작된 낯선 여행의 풍경이, ‘영화가좋다’ 속 ‘나의 결혼 원정기’를 통해 다시금 스크린 너머로 되살아났다. 정재영과 수애, 유준상이 그려낸 감춰진 설렘과 우정, 그리고 맞선 길의 푸근함이 한국영화의 숨은 보석으로 재조명됐다.
‘나의 결혼 원정기’는 평범한 노총각 홍만택이 죽마고우 희철과 함께 우즈베키스탄에 신붓감을 찾아 떠나는 과정을 따라가며, 각기 다른 인물들의 크고 작은 갈등, 그리고 비밀스러운 소망들을 속삭인다. 정재영은 담백하고 인간미 넘치는 연기로 홍만택의 일상에 잔잔한 울림을 남겼고, 수애는 묵직한 책임감과 다정함이 공존하는 라라 역을 통해 때때로 웃음과 여운을 더했다. 유준상 역시 현실과 꿈 사이를 오가는 희철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우즈벡 여행길의 해프닝과 맞선 풍경은 때로는 코믹하고 때로는 짠내리며, 인물들이 지닌 사연과 애틋함이 천천히 스며든다. 화려하지 않으나 곱씹을수록 깊은 주제 의식과, 속내를 감추는 인물들의 섬세한 심리가 롱테이크 장면 곳곳에 피어오른다. 무엇보다 이번 리뷰에서는 ‘한국영화의 숨은 보석’이라는 시선 속에, 가볍지 않은 선택의 무게와 인연의 소중함이 재조명돼 긴 여운을 남겼다.
배우 겸 감독 황병국의 손길이 닿은 작품으로, 권태원·박길수·전상진·김성겸·김지영·신은경·김응수 등 내공 있는 배우들의 조화도 빛을 더했다. 소박한 여행길 속 풍경과 정직한 대사가 오랜 시간 시청자들 곁에 남아, 다시금 감동과 희망을 건네고 있다.
여러 편의 신작과 함께 한국영화의 과거와 오늘을 아울러 조망하는 KBS2의 영화 리뷰 프로그램 ‘영화가좋다’는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10분에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