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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닫힌 건 못난 정치”…정동영, 정부 책임 사과하며 재가동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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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닫힌 건 못난 정치”…정동영, 정부 책임 사과하며 재가동 의지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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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정치적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과의 면담을 갖고, 정부 대표로서 공단 폐쇄의 책임을 인정하며 공식 사과했다. 개성공단 재가동 추진 의지를 드러내면서 통일 정책이 다시 정치권의 쟁점으로 부각됐다.

 

정동영 장관은 “개성이 다시 열리는 날 한반도의 운명은 다시 달라지게 될 것”이라며, “개성공단이 닫히고 나서 발생한 피해 등에 대해 정부 대표의 한 사람으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개성이 닫히고 기업이 피해를 입은 건 기업 대표들의 잘못은 전혀 없다. 정부가 책임을 다 하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 장관은 “개성이 열려있었으면 지금 한반도 상황이 이렇게 안 됐을 것”이라면서 “개성이 닫히면서 사실은 평화의 혈관이 닫힌 것”이라고 말해 현 정부의 과거 결정에 대한 유감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개성공단이 닫히면서 한반도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며, 당시 보수 정권의 결정을 “못난 정치”, “어리석은 정치”라고 비판했다.

 

이날 면담에 참석한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은 정동영 장관의 사과와 재가동 의지에 “개성공단이 다시 열린다면 즉시 입주하겠다”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기업들의 피해와 회복에 대한 기대도 이어졌다.

 

개성공단은 2000년 현대아산과 아태평화위 간 합의로 시작돼 2003년 착공됐으며, 정동영 장관은 2004~2005년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수장으로서 구체적 사업 추진을 이끌었다. 그러나 2016년 박근혜 정부가 북한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를 이유로 전면 중단하면서, 기업과 평화협력의 상징이었던 공단은 폐쇄됐다. 이후 2020년에는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건물을 폭파하는 등 남북 긴장이 극대화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개성공단 재가동 논의를 두고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여당은 북핵 문제와 국제사회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 일부와 경제계 일각에서는 남북 교류 복원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통일부는 “20년 전 좌절됐던 꿈을 다시 현실로 만들기 위해 새 희망을 모아 나갈 것”이라 전했다.

 

정부는 향후 남북관계 개선 기류와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개성공단 재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이다. 정치권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피해 기업과 지역경제 회복, 평화 프로세스 재개를 둘러싼 논의가 정국의 주요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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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개성공단#통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