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 경고에 위험자산 급랭”…글로벌 증시 조정, 가상자산 동반 약세 속 거래는 12%↑
현지시각 기준 20일, 미국(USA) 뉴욕증시에서 기술주가 AI 거품 우려와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가격 경고 속에 급락하자, 21일 아침 한국(Korea) 가상자산 시장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국내 거래대금은 오히려 늘었지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XRP, 도지코인 등 주요 코인이 일제히 하락하며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암호화폐 시장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최근 한 달간 비트코인 현물 ETF 자금 흐름과 금리 인하 기대, 제도권 편입 이슈가 맞물린 가운데, 가상자산 가격은 넓은 박스권 안에서 변동성만 커지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1월 21일 7시 기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한국 주요 거래소의 최근 24시간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4조 6,544억원으로 전일보다 5,207억원 늘어 12.6% 증가했다. 거래소별 비중은 업비트 2조 8,118억원(60.4%), 빗썸 1조 6,594억원(35.7%), 코인원 1,495억원(3.2%), 코빗 337억원으로 집계됐다. 거래대금이 크게 늘었음에도 시세가 하락한 점은, 단기 매도 물량이 쏟아진 조정장 성격을 시사한다.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121/1763677113614_714469966.jpg)
종목별 흐름을 보면 업비트에서 비트코인·리플 XRP·이더리움·테더·솔라나·도지코인이 거래 상위권을 차지했고, 사이버·월렛커넥트·조라·넥스페이스 등의 알트코인이 뒤를 이었다. 비트코인은 약 5,232억원이 거래되며 1위에 올랐고, 가격은 1억 3,139만8,000원으로 전일 대비 3.74% 내렸다. 리플 XRP는 3,042원에 마감해 3.31% 하락했고, 이더리움은 433만2,000원으로 3.95% 떨어졌다. 솔라나는 20만1,900원으로 1.27%, 도지코인은 228원으로 1.30% 각각 하락했다. 반면 일부 알트코인은 사이버 5.49%, 조라 2.47%, 넥스페이스 9.95% 등 개별 종목 중심의 강세를 보였다.
빗썸에서는 테더·리플 XRP·비트코인·이더리움·솔라나에 거래가 집중됐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인 테더 거래 비중이 높아, 원화 직거래보다 스테이블코인을 경유한 트레이딩 구조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코인 구도는 여전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테더, 리플 XRP, 비앤비, 솔라나 등 메이저 종목이 상단을 지키고 있다. 비트코인은 시가총액 2,568조원대, 이더리움은 512조원대, 리플 XRP는 179조원대 수준으로 추산된다.
거래 통화를 기준으로 보면 가상자산 시장의 국제 유동성 구조도 확인된다. 코인 데이터 업체 코인힐스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비트코인 법정통화별 거래 비중은 미국 달러가 80.89%로 압도적 1위이며, 일본(Japan) 엔이 8.40%, 한국 원이 7.46%, 유로(EUR)가 1.52%를 기록했다. 달러와 엔, 원 순으로 글로벌 자금이 비트코인에 공급되고 있다는 의미로, 미국과 일본, 한국의 유동성 여건 변화가 코인 가격에 직결되는 구조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격 흐름에서는 대표 코인의 동반 약세가 두드러졌다.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은 11월 20일 1억 3,139만원으로 전일보다 510만원(3.74%) 하락해 최근 50일 구간의 최저 수준까지 밀렸다. 같은 기간 고점은 10월 8일 1억 7,801만원, 저점은 11월 20일 1억 3,140만원으로, 약 20% 조정을 거친 셈이다. 이더리움은 433만원으로 전일 대비 18만원(3.99%) 떨어졌고, 도지코인은 228원으로 50일 저점 수준에 근접해 있다. 리플 XRP도 3,044원으로 3%대 하락해 50일 최저 구간에 위치했다. 규제 리스크 완화와 제도권 편입 기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리스크오프 속에서 되돌림 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반면 파이코인은 전일 대비 3.67% 상승한 364.3원에 거래되며 장중 역주행을 연출했다.
배경에는 뉴욕증시 조정과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자리잡고 있다. 연합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84%, S&P500지수는 1.56%, 나스닥지수는 2.16% 하락했고, AI·반도체 비중이 높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77% 급락했다. 엔비디아는 장 초반 호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장 마감 무렵 3.15% 하락 전환했고, 인텔·마이크론·AMD 등 주요 반도체주는 4~10%대 낙폭을 기록했다. AI 성장주에 대한 차익실현과 버블 우려가 겹치면서 위험자산 전반의 밸류에이션이 재조정을 받는 양상이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주식·회사채·레버리지 론·주택 등 여러 시장에서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기준보다 높다”며 “자산 가격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이 발언 이후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11.67% 급등해 26선으로 올라섰고, S&P500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2조달러 이상 증발했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가 비트코인 관련 상장사와 ETF로 전이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는 “AI·빅테크발 조정 → ETF 자금 유출 → 코인 현물·파생 동반 약세”라는 경로로 하방 압력이 전달됐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 금융시장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은 지난 한 달 동안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경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각국 규제체계 정비, 비트코인 현물 ETF 자금 흐름이 맞물리며 방향성을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9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4.00~4.25%로 낮춘 뒤, 4분기 들어 추가 인하 가능성과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부각되면서 위험자산 변동성이 커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달러 기준으로 12만4,000달러대 고점과 11만4,000달러대 저점 사이에서 등락하는 박스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비트코인 가격의 1순위 동인은 현물 ETF 자금 유입이다. 2025년 들어 약 51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유입되며 기관 매수세가 형성됐지만, 최근에는 ETF에서 순유출이 발생하는 날마다 선물·현물 시장에서 동시 청산과 유동성 위축이 맞물려 20~30%대 조정이 반복됐다. 여기에 뉴욕증시 AI·빅테크 변동성과 연준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 약화가 더해지며, 유입 자금은 줄고 이탈 자금은 늘어나는 유동성 역풍이 코인 전반에 부담을 주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계절적 요인도 겹친다. 통계상 11월 비트코인 수익률 중앙값은 약 8%의 플러스 구간이지만, 연말 세금손실 상쇄용 매도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ETF 재조정 수요가 맞물리면서 짧은 급락·급반등 패턴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올해는 미국·유럽 경기 둔화와 물가 재가열 우려까지 더해져, 과거와 같은 일방적 ‘11월 랠리’보다는 ETF 자금 유입이 멈추는 구간마다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이 나타난다.
알트코인 가운데 이더리움은 구조적 변곡점을 맞고 있다. 2024년 3월 적용된 ‘덴쿤(Dencun)’ 업그레이드 이후 올해 하반기 들어 효과가 수치로 드러나면서, 11월에는 “가스비 급락과 수수료 수익 감소”가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최근 보고서들에 따르면 이더리움 메인넷 평균 가스비는 0.067 Gwei 수준까지 낮아졌고, L2 롤업에 데이터 저장을 위임하는 구조가 자리잡으면서 베이스 레이어 수수료 수익은 크게 줄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디파이·NFT·게임 분야에서 실제 사용성이 높아졌다는 긍정 평가가 있지만, 일부 투자자는 수수료 소각 축소와 네트워크 수익 감소로 인해 가치저장 수단으로서 매력이 약해졌다고 본다. 성장주형 기술 자산이라는 관점과 현금흐름 인프라 자산이라는 관점이 충돌하면서, 이더리움 가격은 비트코인 대비 뚜렷한 방향성 없이 박스권 횡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리플 XRP는 개별 이슈가 풍부한 종목으로 꼽힌다. 리플은 8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약 1억2,500만달러 규모 합의를 통해 4년간의 소송 리스크를 정리한 뒤, 규제 불확실성 완화 기대 속에 XRP 가격이 하루 만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글로벌 프라임브로커 히든로드 인수와 ‘리플 프라임(Ripple Prime)’ 리브랜딩을 추진하며 FX·가상자산을 아우르는 기관 전용 결제·클리어링 허브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RLUSD는 담보 자산으로 채택돼 파생상품 시장 일부에서 거래대금·증거금으로 활용 중이며, 시가총액 10억달러를 넘어서며 XRP 레저 기반 결제 생태계 확장 기대를 키운다.
실물 결제 영역에서도 리플은 마스터카드·웹뱅크·제미니와 함께 제미니 신용카드 정산을 RLUSD와 XRP 레저를 통해 처리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기존 1~3영업일 정산 구조를 규제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사실상 실시간 일일 정산 체제로 전환하면서, 리플넷 파트너 금융기관 수는 300곳을 넘어섰다. 현물 XRP ETF 신청 건수가 9건에 이르렀다는 보도까지 나오며, 일부 보고서는 XRP가 중장기적으로 비트코인과의 가격 상관관계를 낮추고 독자적 흐름을 형성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다만 ETF 승인 지연이나 실제 결제 볼륨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가격 재조정 가능성을 경고하는 시각도 공존한다.
국제 시장에서 코인 가격을 좌우하는 공통 축은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매크로 환경이다. 미국 경제가 성장 둔화와 물가 재상승이 겹친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와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 둘째, 각국 규제·제도 변화다. ETF 허용, 커스터디 요건,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칙이 정비되며 시장 전체 붕괴 리스크는 줄었지만, 어떤 자산이 제도권 자금을 더 끌어오느냐에 따라 코인 간 차별화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셋째, ETF·파생상품 시장 구조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거대한 기관 매수 창구로 자리잡고, 솔라나 등 알트코인 ETF도 등장하면서 자금 유입 경로가 다양해졌다. 넷째, 온체인 펀더멘털이다. 비트코인은 ETF 보유 물량 증가에 따른 공급 감소, 이더리움은 저가 가스비 기반 L2·디파이 생태계 확장, 리플 XRP는 은행·핀테크와의 결제 파일럿과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확대가 핵심 변수로 부각된다.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 연준의 향후 발언과 물가·고용 지표, 뉴욕 증시 AI·반도체 변동성, ETF 자금 유입·유출 흐름이다. 비트코인은 달러 기준 9만달러대, 원화 기준 1억3,000만원 선, 이더리움은 3,000달러·400만원대, 리플 XRP는 2달러 중반과 3,000원대 초반, 도지코인은 200원대 지지 구간이 심리적 분수령으로 거론된다. 이 가격대가 유지되는지, 또는 하향 이탈 후 거래대금이 얼마나 빠르게 회복되는지에 따라 단기 추세가 갈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통한 제도권 자금 유입 지속 여부, 이더리움 업그레이드 이후 L2·실물자산 토큰화(RWA)·AI 온체인 수요 확대, 리플 XRP의 결제·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안착, 파이코인을 포함한 신흥 프로젝트들의 실제 사용성 확보가 코인별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조정 국면을 재료 부족이 아니라 “자금의 망설임”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해석하며, 금리와 달러가 진정되고 ETF·온체인으로 따뜻한 자금이 재유입될 경우 새로운 랠리의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조치가 향후 국제 금융시장과 가상자산 지형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